• 김정일, 유사시 해외도피용 지하갱도 뚫었다.   
     김정일은 연형묵에게 유사시 자강도를 제2의 수도로 요새화하라는 지시를 주었다. 
     
    김일성 사후 북한 총리였던 연형묵이 자강도 도당책임비서로 임명된 것을 두고 우리 언론들은 한결같이 강등되었다고 했다. 그러나 실은 김정일의 특별한 신임으로 내각총리가 해야 할 일보다 더 중대한 임무를 받고 파견된 것이었다. 

    김일성 사후 극도로 체제불안을 느낀 김정일은 연형묵에게 유사시 자강도를 제2의 수도로 요새화하라는 지시를 주었다. 북한의 지방도시중 특별히 산이 많은 자강도엔 군수공장들이 밀집돼 있다.

    중국과 인접한 지리적 특성과 군수생산 기지들이 모여 있는 이유로 자강도는 이미 오래전부터 북한의 전략적 최후방, 제2의 평양으로 지정된 곳이었다. 지난 6.25전쟁 시기 김일성도 이 자강도에 최고사령부 지하벙커를 만들고 숨어있었다. 

    북한 TV는 1997년부터 1999년 사이에 한해에도 몇 번씩 자강도를 시찰하는 김정일의 행보를 전했다. 중소형 수력발전소를 만들어 전력공급을 자체 해결한 자강도를 고무하기 위해서라고 했지만 실제는 다른 목적이었다. 이 시기 자강도에 완공된 최고사령부 지하벙커와 체제 붕괴 시 중국과 러시아로 탈출할 수 있는 도피용 지하갱도를 김정일이 직접 지도했다고 한다. 

    그 도피용 지하갱도의 존재와 최종 목적지는 중국이나 러시아 정부도 모른다고 한다.
    북한과 인접한 중국과 러시아 국경지역들엔 아직도 인적이 전혀 닿지 않은 미개발 원시림들이 많기 때문에 아마 그 쪽을 향한 터널들이 아닌가 싶다. 

    이를 위해 북한군은 자강도와 함경북도의 산들을 잇는 김정일 전용차만 허용된 1호 도로를 닦기도 했다. 민주당은 한반도 전쟁 가능성을 운운하며 유권자들을 자극하려고 하지만 김정일은 이렇듯 절대로 전쟁 할 담이 없는 사람이다. 

    첫째는 현재의 북한에는 과거처럼 사회주의 우방 진영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유일한 우방국인 중국마저도 북한에 개혁개방을 전수하여 저들의 영원한 안정지대로 남아있기를 원하지 결과가 뻔한 전쟁을 허용하거나 동참하진 않는다. 

    둘째는 북한은 병영식 사회이지만 전체주의 동원의식이 없다.
    전쟁의 주 동원대상은 주민들이다. 김정일체제가 공식 출범한 1994년부터 국가가격과 함께 배급제 붕괴로 북한 주민들은 시장에서 생존기술을 배웠다. 그 과정에 주민들은 체제가 아니라 시장의 자율성에 적응됐고 충성가치가 아니라 물질가치를 터득했다. 
    그들에게 집체주의 사고란 더는 남아있지 않다.
    더욱이 현재 북한 주민들의 통일의식 수준은 적화통일이 아니라 남한의 선진화에 속히 합세하고 싶은 자유민주주의 통일 추세이다.  

    셋째는 북한의 현 권력구조가 체제유지에 근거한 피동성 구조라는 것이다.
    김일성은 자기의 과장된 항일경력을 과시하기 위해 정권초기 군 출신으로 권력기반을 형성했다.
    하지만 김정일은 후계구도를 굳히기 위해 동창생들을 중심으로 하는 당 관료정치를 했다. 

    결국 북한군은 당의 유일적 지배에 완전히 구속됐고 지금의 상징적인 국방위원회도 외형상 군이지만 실제 인사권과 행정, 감사권한은 민간인 출신들인 당조직부가 총괄한다.
    만약 전시상황에 맞게 군부 인물들로 최고 권력기구를 구성 할 경우 지방말단 하부기관까지 정비해야 하는데 시간도 문제지만 엄청난 권력혼란과 부작용이 있을 것이다. 

    넷째는 군의 이중명령 체계에 문제가 있다.
    북한군은 행정명령과 정치명령의 양대 결정 및 동의 체계이다. 가령 군단장이 총참모부로부터 군사행동 명령을 받았다고 해도 총정치국의 지도를 받는 정치위원이 동의하지 않을 경우 원천적으로 무효화된다. 

    이는 무력을 갖고 있는 작전 지휘관의 개별적 결단을 감시하고 검증하기 위한 쿠테타 방지용 절차이다. 이렇듯 한 부대 안에 전통적으로 두개 권력이 공존해 온 모순구조는 북한군의 치명적 약점이기도 하다. 즉 군단부터 말단 소대에 이르기까지 전쟁수단이 아니라 체제수단으로 구성된 북한의 각 부대 1차성 지휘시스템에 문제가 있다. 

    이 시한탄을 그대로 안은 채 전쟁에 돌입할 경우 온갖 난제에 휩싸이게 될 전시상황에선 반드시 불발탄이 터질 것이라는 것을 김정일 자신도 잘 알고 있다. 그 외에도 여러 군사 기술적 문제들이 있다.
    김정일은 현대전은 신속성이 우선이라며 모든 화력을 이동차량에 탑재하도록 했는데 이는 역으로 기름난을 가증시키는 최악조건을 만들어냈다. 
    만약 전쟁이 일어난다면 탱크를 포함한 북한의 모든 화력무기들은 한 달도 버티지 못하고 멈추게 될 것이다.

    또한 전선의 귀와 입이라고 할 수 있는 통신시스템도 엉망이다. 북한은 이라크 전쟁을 참고하여 정전과 통신장애에 대비하기 위해 군통신선을 2m 깊이까지 땅에 묻는 공사를 했다. 
    그리고 자체 발전 수동식 전화기도 추가했지만 과연 그것들이 현대전에 얼마나 대응할 수 있겠는가. 도로 또한 악재이다. 지역과 지역 사이를 겨우 잇는 손에 꼽을 정도의 북한 고속도로들은 우리 공군기 몇 대만으로도 순간에 마비시킬 수 있을 정도이다. 

    산이 많은 북한에서 고속도로 외 다른 도로들은 군전용으로 쓰기엔 너무 열악하기 짝이 없다.
    세습정치를 닮은 무기의 노후화, 텅 빈 군수동원총국의 의료국과 피복국, 군량미는 있어도 최악이나 다름없는 운송수단과 운반조건,,, 

    때문에 김정일은 핵이나 생화학무기, 미사일과 같은 대량살상 및 첨단전략 무기에 집착하지만 그것들이 과연 미군의 항공모함 한 대 역량에도 미치겠는가.

    원래 전쟁의 결심은 체제자신감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아니 한반도 내에서의 전쟁이란 곧 자유민주주의 통일을 의미하는 수식어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