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는 비밀단체가 있고 비밀회원이 있습니다. 그 단체에 가입한 사실이 드러나면 법의 제재를 받거나 또는 신분이 매우 위태롭게 되기 때문에, 그 단체에 가입한 사실을 누구도 모르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겠습니다.

    대한민국에는 전국교원노조라는 공공연한, 거대한 교사들의 합법적인 단체가 있습니다. 발족 당시부터 말썽은 많았습니다. “학교 선생님들은 분명히 노동자는 아닌데, 구태여 노동조합을 만들고 노동자처럼 아이들 앞에 나타나야 할 까닭이 무엇인가” - 그것이 일반 평범한 시민들의 반응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교원노조는, “미국에도 있고 일본에도 있고, 세계 선진국 어느 나라에도 있는 교원노조를 우리가 조직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기어코 이 단체를 만들어 발족케함으로 상당수의 교원들이 한동안 교단에서 밀려나기도 하였습니다. 교원노조 조직의 표면적 동기는 교원들의 임금인상이 아니라 “썩은 이 나라의 교육을 바로잡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렇다면, 이 조직은 노동운동을 위해 생긴 단체이니, 결코 노동조합이라고 물러서서는 안 된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이 단체의 조합원들이 조합원의 명단공개를 결사반대하는 까닭은 또 무엇입니까.

    그리고 법원이, “공개하지 말라”고 판결을 하였다니 법원 자체가 국민의 소송을 당할 처지에 놓인 것이 아닌가 걱정됩니다. 6·2 지방선거를 앞에 놓고, 야당이 “그들의 명단을 공개한 한 국회의원을 처벌하라”고 나오니, 점입가경입니다. 공공연하게 활동하는 비밀 단체가 있을 수 있습니까. 이름을 밝히지 말라고 악을 쓰는 비밀당원들이 있는 나라, 그들을 돕는 법원과 야당이 있는 나라, 정말 알다가 모를 나라 - 아, 대한민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