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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6.2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두고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한나라당은 3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국민선거인단, 일반당원 투표 결과를 각각 30%씩, 책임당원의 투표 결과와 여론조사를 각각 20%씩 비율로 반영해 최종 서울시장 후보를 결정한다.
당초 4자대결 구도였으나 나경원-원희룡 단일화에 의해 나 후보가 결정되면서, 경선은 기호 1번 김충환, 기호 3번 오세훈, 기호 4번 나경원 후보로 압축됐다. 한나라당은 이날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해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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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나 후보협상'에서 단일화 된 한나라당 나경원(가운데) 서울시장 예비후보와 김충환(왼쪽 세번째) 후보 ⓒ연합뉴스
특히 나-원 단일화부터 오세훈 현 시장과 나 후보간의 '대세론' '시정심판론' 등으로 경선 흥행에 눈길을 끌었다는 평가다. 또, 한나라당은 서울시장 경선 출마의사를 밝힌 후보 3명은 4차례 TV토론을 거치며 서울시장 경선방식으로 문제를 빚고 있는 민주당과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반면, 민주당은 오는 6일 TV토론없이 여론조사 경선만으로 서울시장 후보를 결정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당 지도부와 한명숙 후보 측이 TV토론에 미온적인데는 검찰수사 문제와 콘텐츠 부족 논란 등이 거론되는데 따른 후유증을 막아야 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이계안 서울시장 예비후보 측은 이날 민주당 선관위가 TV토론없이 100%여론조사만으로 서울시장 후보를 뽑기로 한 데 대해 "죽음보다 더 싫은 '무늬만 경선'을 거부하고 싶지만 민주당과 민주개혁세력의 승리를 위해 독배를 든다"며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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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 한명숙 서울시장 예비후보 ⓒ 연합뉴스
이 후보는 지난 2006년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지도부의 '강금실 띄우기'에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그나마 당시에는 TV토론은 이뤄졌었다. 당 지도부는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이 후보와의 TV토론 후 결과적으로 본선에서 경쟁력이 깎였다는 전례를 이유로 TV토론 시행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선 흥행 효과가 크지 않다면 굳이 한 후보를 내세워 본선 경쟁력에 상처를 낼 필요 없다는 계산인 것이다.
이런 탓에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은 '반쪽짜리'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여당으로부터 "TV토론도 못하는 후보"(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이날 열린 자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전 인사말에서도 "민주당에서는 후보간 토론없이 후보를 뽑는다고 한다"며 "이것은 단지 야당후보 개인의 도덕성 문제 뿐 아니라 민주주의의 전반적인 후퇴"라고 비판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이 자리에서 "우리는 국민선거인단과 함께 공정하게 서울시장 후보를 내려고 하는데 민주당은 이런 경선하나 제대로 못 치르는 정당 아니냐"며 야당과 차별성을 강조했다. 야권 한 관계자 입에서도 "한 전 총리가 몸을 사리고 있다. 경선 경쟁력도 갖추지 못해서 어떻게 정권심판론에 나설 수 있겠느냐"며 비판적 어조가 나오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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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 이계안 서울시장 예비후보 ⓒ연합뉴스
또, 당 일부 의원들도 본선 적응력 강화와 경선을 통한 선거 흥행 몰이, 경선 방식을 두고 인 내부갈등을 봉합하기 위해서라도 한 후보가 TV토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여권 서울시장 유력 경쟁후보의 한 관계자조차 "서울시 비전과 관련한 정책이나 능력면에서 보더라도 이 후보 측은 상당히 아까운 인물"이라며 "민주당 지도부가 경선방식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할 정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