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시 젊은 사람들답게 깔끔하네요"

    한나라당 원희룡-나경원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단일화 합의문을 본 김충환(56) 후보의 첫반응이었다.

    원-나 후보의 단일화 합의가 이뤄진 29일 저녁, 김 후보는 일부 기자들과 만나 "후보 단일화 없이 완주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장 예비후보 판세가 1강(오세훈) 2중(나경원 원희룡) 1약(김충환)인 상황에서 꼴찌가 밝힌 결심이었다.

  • ▲ 한나라당 김충환 서울시장 예비후보
    ▲ 한나라당 김충환 서울시장 예비후보

    이날 오후 한나라당 출입기자들의 관심은 '원-나 단일화 결과'에 쏠렸다. 두 사람이 손을 잡을 경우 '오세훈 대세론'을 꺾을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한 탓에 양 측의 결정은 '극적 합의'등으로 표현되며 언론의 관심을 모았다. 특히, 원-나 후보가 당의 컷오프 시도까지 막고 김 후보를 경선 링에 올린 까닭도 김 후보까지 가세할 경우 오 시장이 무시할 수 없는 파괴력을 지닐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정치는 신의와 정도를 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게 내 원칙"이라며 연대 의사 제안을 간접 거절했다. 그는 이어 "만일 내가 경선 후보가 되지 못하더라도 강화 김포 파주 일부를 편입해 서울을 동북아시아에서 매력있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내 공약이 나중에 평가받을 수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직력 갖춘 나경원으로 단일화 될 듯"

    '원-나 후보 중 누가 단일화 될 것 같나'라고 묻자, 김 후보는 "조직이 있는 나 후보 쪽으로 되지 않겠는가"라고 전망한 뒤 "주류가 양분되면 표가 나뉘어 (내게)유리한 국면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이어 김 후보는 "친이 2명에 친박 1명 구도가 돼 (내가 서울시장 후보로)되든 안되든, 차치하더라도 좋은 구도가 됐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일부에서 인지도가 없는데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나왔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나는 처음부터 인기를 많이 얻으리란 생각은 안했다"며 "인지도에 연연하지 않고 묵묵히 내 갈 길을 갈 것"이라고 말해, 경선 완주 의사를 거듭 강조했다.

  • ▲ 한나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원희룡,나경원,김충환(왼쪽부터) ⓒ 연합뉴스
    ▲ 한나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원희룡,나경원,김충환(왼쪽부터) ⓒ 연합뉴스

    ◆"서울시장 후보경선, 박 전 대표에 도움 요청 안해"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로 유일하게 친박(친박근혜)를 내걸고 있지만 친박계가 나서주지 않는 데 대해 서운함은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하다가 입을 뗐다. 김 후보는 "서울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표에게 도움을 청하지도 않았고, 지금 내 지지율이 2~3% 정도로 낮은 상태에서 (박 전 대표에게)도와달라고 할 수 없다"고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박 전 대표가 '지방선거 불개입'입장을 밝히면서 서울이 지역구인 친박 의원들이 공개 지원을 꺼리고는 있지만 물밑에서 김 후보를 지원하는 친박계 중진들은 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후보는 자신을 둘러싼 친박 정체성 논란에 "나와 박 전 대표는 추구하는 방향이 일치한다"며 "일각에서 나를 두고 친박이 아니라고 하는데 선거법에 저촉이 되지 않는 한에서 나름대로 친박활동을 열심해 했다"고 항변했다. 김 후보는 "박 전 대표는 천막당사에서 한나라당을 지킨 분"이라면서 "내가 친박의 가신그룹에는 들지 못하더라도 박 전 대표를 좋아하고 지지하는 그룹에 속한다"며 자신을 둘러싼 계파논란을 일축했다.

    김충환

    △경북 봉화(56)
    △서울대 정치학과
    △행정고시 22회
    △민선 서울 강동구청장(3선)
    △17,18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원내부대표

    이어 그는 "내게 친박 활동이 저조하다고 비판하는 건 현실을 모르고 하는 얘기"라며 "대구,경북 지역이면 몰라서 서울에 지역구를 갖고 있는 의원에겐 친이(친이명박),친박간 균형을 잡기가 대단히 어렵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열흘전 자체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9.9%가 나왔다"면서 "원-나 단일화로 3자 구도가 되면 (내 지지율이)18%는 나오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지지율 20%가 어떻게 되겠느냐고 하겠지만 정치엔 늘 '변수'가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동석한 김 후보 측 조희수 대변인도 "우리는 지지율 15% 이상은 자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