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형찬 ⓒ 뉴데일리
    ▲ 하형찬 ⓒ 뉴데일리

    대한민국, 선진국으로 진입할 역량을 충분히 갖추었으나 아직 그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나라이다.
    대한민국의 선진국 진입의 걸림돌이 되는 과제들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한 끝에 한국선진화포럼에서는 2010년 3월부터 선진국 진입을 위한 10대 과제를 적출하고 그 해법을 모색하는 월례토론회를 개최했다.

    아직 선진국 문턱을 넘지 못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선진사회를 떠받쳐 주지 못하는 국민의식이라고 생각을 하였고 이를 위한 실행과제로 ‘국가 정통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다’, ‘시장경제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공감대가 필요하다’, 민주질서와 법치주의가 확립되어야 한다’ 등을 토론하였다.

    세 가지 사안의 경중을 가릴 순 없지만 여기선 특히 시장경제에 초점을 맞추어 얘기해보고자 한다.
    하지만 여기서 분명히 해야 할 점은 시장경제의 올바른 이해와 진화를 위해선 결국 국가 정통성에 대한 올바른 이해로 우리의 나라인 대한민국에 주인의식을 가져서 더욱 발전시키려는 의지를 공고히 해야 하며, 또한 더욱 엄격한 법치주의의 확립으로 바람직한 법의식의 체득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세 가지의 사안이 유기적으로 함께 이루어져야 비로소 실현 가능한 일이다.
    시장경제의 헌법상 채택, 이것은 지금의 대한민국을 이끈 성공의 비결 중 하나이다.
    현대인은 시장경제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우리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은 시장경제를 별로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대안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조차도 시장경제를 필요악 정도로 천시한다.
    시장경제의 객관적인 우수성과 대한민국의 경제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이런 시장경제에 대한 불신과 비판, 오해는 시장경제에 대한 부족한 이해에 기인한다.

    시장경제가 기본적으로 인간의 이기심에 의존하고 있어 이것을 인간성의 저질로 보며 시장논리는 천한 논리라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 있는 것이다. 또한 시장경제의 기본 생산단위인 기업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그로 인한 반기업 정서의 확산도 원인이다. 이는 선진국의 문턱에 있는 대한민국이 그것을 넘는데 가장 주요한 장애요인 중의 하나이기에 꼭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분명 시장경제는 기본적으로 이기심에 의존하고 있지만 이것은 ‘서로 돕는 이기주의’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모든 가게 주인들은 사람들이 원하는 제품을 팔아야 돈을 번다.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제품은 팔리지 않기 때문에 돈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가게 주인은 특별히 이웃을 돕겠다는 착한 마음을 품지 않아도 돈을 벌 목적으로 제품을 파는 것이다.
    이처럼 시장경제에선 사람마다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일을 해 주는데 그 동기는 남을 도우려는 이타심이 아니라 자신이 돈을 벌려는 이기심이다. 각자 이기적으로 행동하는데 그 결과는 서로 돕는 사회생활로 된다. 이로 인해 필연적으로 일 잘하기 경쟁이 일어나며 더 많은 소득을 원하면 그만큼 능력을 개발하여 사람의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용도에 자원을 사용하여 희소한 자원의 낭비를 줄이는 사람이 높은 소득을 얻도록 만들면 각 개인의 이기심은 이 목적에 부합하도록 행동할 것이며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일을 해야 자신의 이익을 얻는 상황으로 된다.

    즉, 경쟁도 본질은 ‘서로 돕기’이며 시장경제의 토대는 남을 해쳐 내 이익을 도모하는 것이 아닌 서로 돕는 이기주의이다. 하지만 현실의 시장경제에선 남의 이익을 빼앗더라도 나의 이익을 키우려는 ‘빗나간 이기심’이 빚는 추태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분명히 해야 할 점은 이런 빗나간 이기심은 시장경제의 규칙을 위반하는 불법행위라는 사실이다. 불법행위는 법치를 강화하면 퇴치할 수 있다. 현실 시장경제에서 나타나는 빗나간 이기심의 부당한 경쟁은 시장경제의 본질이 아니라 부실한 법치의 결과일 뿐이다. 따라서 시장경제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엄격한 법치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앞으로의 시장경제는 더 성숙하고 발달한 시장경제로 진화하고 도약해야 한다.
    이를 위한 선결과제는 시장경제에 대한 오해와 불신을 개선하는 것이다.
    올바른 시장경제의 논리를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하며 언론, 인터넷, 교육과정 등에 산재되어 있는 시장경제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내용을 발굴해서 시정해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교육부분이다.
    시장경제 교육을 강화하는 동시에 기본적인 인성교육과 철저한 법치주의 교육을 하여 법의식을 체득시켜야 한다. 엄격한 법치가 뒤따르지 않는 시장경제는 불완전 할 수밖에 없다.
    반기업 정서의 극복 또한 중요한 문제이다. 먼저 기업의 역할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한데 기업이 하나의 조직으로서 지속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윤을 창출해야 한다. 이를 통해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이 기업의 가장 큰 사회적 공헌이자 책임이다.

    기업이 자선 행위를 통해 사회적 기여를 하는 것은 기업의 본원적 역할과 책임이 아니다.
    그리고 잠시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적 기업들을 생각해보자. 거의 모두가 선진국 기업들일 것이다.
    한국만 해도 내세울 기업들이 많다. 우리들이 기업을 떠올렸을 때, 부정적으로 느끼지 않으려면 일부 기업의 시장경제질서를 어지럽히는 불법행위와 반사회적 언행이 먼저 개선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윤리 경영’이 필수적이며 따라서 기업인들 역시 시장경제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확신, 법의식의 체득, 그리고 시장경제를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참여하겠다는 의지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또한 기업이 대학생, 노조 조합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평생학습을 지원하는 등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도 반기업 정서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일 것이다.
    파이(pie)가 일정하게 정해져 있어 다른 사람이 많이 먹으면 자신이 먹을 것이 없는 제로-섬(zero-sum) 패러다임이 아닌 파이는 얼마든지 키워질 수 있어 내가 잘하면 그만큼 얻을 수 있는 파지티브-섬(positive-sum) 패러다임의 인식을 우리는 가져야 할 것이다.

    올해는 한국이 G20 정상회의의 의장국을 맡게 된 정말 역사적인 해이다.
    이와 걸맞게 한국의 시장경제가 전국민적인 노력을 통해 보다 성숙하고 발전하여 한국의 국가이념으로서 당당하게 얼굴을 들고 고유의 빛을 낼 수 있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