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오후 9시45분경 서해 백령도 인근에서 경비 중이던 해군 초계함 천안함(1200t급)이 원인 미상의 폭발로 인해 침수되는 초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초계함에는 승무원 104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나 26일 오후 12시 30분 현재까지 58명이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직후 국방부는 공식 브리핑을 통해 "백령도 서남방에서 해상 임무를 수행 중이던 초계함 천안함이 뭔가에 맞고 구멍이 뚫려 가라앉았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북측에서 발사한 어뢰에 맞은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제기하기도 했다.

    실제로 해군은 천안함 선미 쪽에서 원인 미상의 폭발이 발생한 이후 근처 해역에서 미확인 선박을 발견, 오후 11시부터 약 15분에 걸쳐 포사격을 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미확인 물체'가 과연 초계함의 침몰과 관계가 있느냐는 데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와 국방부는 "이번 사고가 북한과의 연계성 여부가 확실치 않고 초계함의 침몰원인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사고 당시 폭발의 규모나 해군 측의 즉각적인 대응 사격이 이뤄진 점 등을 볼 때 어떤 식으로든 북측의 도발이 있었을 가능성이 짙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거론되고 있는 천안함의 침몰 원인은 ▲무기 오작동 폭발 ▲북한 선박의 어뢰 등을 이용한 기습공격 ▲암초와의 충돌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이 중 "뭔가에 맞고 구멍이 뚫렸다"는 국방부의 브리핑을 사실로 간주할 경우 암초와의 충돌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게다가 104명 가운데 상당수가 폭발 당시 바다로 뛰어내린 점을 감안하면 암초에 부딪힌 정도로 이만한 임팩트가 가해졌을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무기 오작동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사고다. 그러나 이 역시 정체불명의 선박 출현과 해군 측이 포격을 가한 것에 대해선 설명이 불가능해 현재로선 피해를 입은 천안함의 책임자급 장병의 정황진술이 나오기 전까지 섣부른 예단은 시기상조로 보인다.

    한편 사고 직후 백령도 인근에 포격 소리가 들렸다는 주민 제보에 근거, 북한 측과 교전이 벌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이는 인명을 구하기 위한 우리 측 '구조탄' 소리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