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북한방송은 4일 “지난 1월 북한이 북-중 국경지역 탈북자들의 활동과 중국 휴대폰 사용에 대한 엄격한 단속을 지시한 뒤 1월말 처음으로 총살형이 집행됐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전했다.

  • ▲ 북한의 공개 총살 모습 ⓒ 일본TV 화면 캡처 
    ▲ 북한의 공개 총살 모습 ⓒ 일본TV 화면 캡처 

    북한 보안기관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함흥 모 군수공장 노동자 정모씨가 공개 총살되었다는 것. 정씨는 자신이 사용하던 중국 휴대폰이 집에서 발견되어 총살형을 선고받고 곧바로 집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이 전하는 정씨의 처형 전모는 이렇다.
    정씨는 다니던 군수공장의 벌이가 시원치 않아 2002년 초부터 과외로 중국과의 무역업을 시작했다. 그 때 사업상 필요에 의해 중국 핸드폰을 사용했다. 정씨는 어느 날 친구 김모씨(2001년 남한 입국)가 탈북해 남한에 입국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자신의 중국 핸드폰 번호를 알고 있는 김씨로부터 휴대폰 연락을 받게 된다. 정씨는 김씨와 친구 사이였기 때문에 김씨가 요구하는 시장 쌀값이나 사는 형편 등 북한의 일반 민생 소식을 알려주었다.
    함흥에서는 중국 핸드폰이 터지지 않기 때문에 무역일로 국경지역에 나갈 경우에 한번씩 통화를 했다. 일반 민생 소식은 북한 주민 누구나 아는 것이었기 때문에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정씨는 생각한 것이다.

    1월 중순 이후 북한 당국의 핸드폰 단속이 강화되고 정씨는 1월말 집안에 두었던 핸드폰이 불시 수색에 걸렸다. 과거에는 중국 핸드폰 가지고 있다가 걸려도 1000~2000달러 정도의 벌금 물고 풀려났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핸드폰을 사용하여 어디에 정보를 전달해 주었느냐는 가혹한 고문을 받았다. 가혹한 고문에 못이긴 정씨는 탈북한 친구 김씨와의 통화 내용을 불었던 것이다.

    북한에서는 보안당국이나 당기관의 허락 없이 해외 거주인과 통화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이를 위반한 사람은 “민족반역자” 혹은 정치범으로 전락하고 배우자와 자식들은 물론 8촌 이내의 친척과 가까운 친구들까지 함께 정치범으로 간주될 수 있다.

    총살당한 정씨의 가족, 친척, 친구들은 커다란 불안함을 느껴서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자신들이 정씨와 대화한 내용이 혹시 정씨를 통해서 한국으로 넘어가지 않았을까 또는 정씨가 그런 사실을 보안 당국에 말해 자신에게도 불똥이 튀지 않을까하는 불안 때문이라는 것이다.

    소식통은 고난의 행군 이후 북한 국경지역에서 중국 핸드폰을 사용하는 사람은 해마다 증가하여 현재 신의주, 혜산 같은 도시에서는 몰래 중국 핸드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부지기수라고 전했다. 정확한 숫자는 파악하기 힘드나 중북 국경지역의 1만명 이상이 중국 핸드폰을 사용하고 있을 것으로 소식통은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