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일성 조상들은 전부 불세출의 독립투사이자 민족지사이며 김일성에게 항일독립의 혁명정신을 심어준 선구자'

    한국의 인터넷 포털 다음에서 김일성 가족 인물을 검색해 읽고나면 가질 수 밖에 없는 생각이다.

    다음의 인물 검색란이 북한 김일성 가계를 자세히 소개하면서 김일성의 조상들의 설명을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에 나오는 날조된 선전 내용 등 북한 주장을 고스란히 올려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정보원 관계자에 따르면 '세기와 더불어'는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로 일반 열람이 금지된 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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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인물 검색 설명란이 김일성 조상들에 대해 북한의 날조된 허위선전 내용을 그대로 싣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평양 중심가에 세워진 김일성의 대형 동상ⓒ 연합뉴스

    다음 인물 검색란에서 김일성의 아버지 '김형직'을 쳐서 나오는 위키백과라는 곳으로 들어가면 출생을 시작으로 죽은 뒤 평가에 이르기까지 김형직의 생애가 북한 주장 그대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김형직은 조선광복회라는 조직을 결성해 무장게릴라 투쟁을 하는 등 평생을 항일 독립운동의 통일과 단결을 위해 노력한 독립운동가다. 그는 장남 김일성이 항일 혁명 길로 나서도록 영향을 준 혁명적 스승이며 많은 사람을 항일혁명으로 인도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김형직은 또 우리나라 반일민족해방운동을 민족주의 운동으로부터 무산혁명(공산주의운동)에로 방향전환시키는 데 선구자 역할을 수행했다고 평가되는 인물로 그려져 있다.

    김형직 검색 자료에는 그의 족보까지 '친절하게' 정리돼 있다. 김일성의 증조부 김응우 부부, 조부 김보현 부부, 김형직 부부, 아들 김일성과 며느리 김정숙, 아들 김철주 김영주, 손자 김정일 등이 순서대로 성과 이름까지 나열돼 있고 그의 장인과 처남 처숙에다 조카 이름까지 일일이 올라있다.

    인물 검색에서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김일성의 어머니 강반석도 '불세출의 여성 독립운동지도자'다. 강반석은 남편 김형직이 조국광복회 사건에 연루되자 만주로 피신해 김일성이 발행한 신문을 배포하며 항일의식을 부추겼다. 1926년 12월26일에는 김일성을 돕느라고 만주 무송에서 반일부녀회(현 조선민주여성동맹의 전신)를 결성해 회장을 맡았다. 북한은 이 조직은 첫 주체형 혁명적 여성대중조직이라고 선전하고 있는데 이 주장도 강반석이 무송 지역 농촌마을 여성을 조직화해 지도하며 여성혁명역랑을 확대하는 데 공헌했다는 평가와 함께 그대로 실려있다.

    인물 검색란에는 김일성의 조부 김보현도 일제때 민족적 절개를 지킨 지사로 묘사돼 있다. 이 자료에서 그는 장손 김일성이 태어났을 때 본명인 '김성주'라는 이름을 지어줬고 평양 만경대 집에서 아들 손자 증손자인 김형직 김일성 김정일에게 각각 벼루와 먹을 주고 글을 써보라고 한 것으로 돼 있다. 김형직은 '지원(志遠)'을, 김일성은 '조선독립'을, 김정일은 '김일성장군 만세!'라는 글을 적었다. 자료에는 심지어 1948년 입북한 김구 선생이 평양에서 김보현을 만나 그의 애국심에 탄복했다는 주장까지 나와있다.

    1871년의 신미양요를 초래한 대동강 제너럴셔면호 사건때 평양 주민을 이끌고 셔먼호를 불태웠다고 북한이 선전하는 김일성의 증조부 김응우의 인물설명란은 '김일성 왕조실록' 교육장을 방불케 한다. 여기에는 김응우의 증조부모, 즉 김일성 증조부의 증조부 김윽과 그의 처부터 김일성의 증손자 김이순(김정남의 아들)에 이르기까지 무려 10대의 가계가 생몰연대까지 자세하게 정리돼 있다.

    하지만 다음에서 볼 수 있는 김일성 가계에 대한 설명과는 달리 김형직과 강반석 김응우 등의 '투쟁' 내용은 대부분 허위 날조된 것이라는 사실은 현재 거의 이론이 없다. 전문가들은 김응우가 대동강에서 셔먼호를 불태웠다는 사실은 어떤 자료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사실무근 거짓이고 김형직이 게릴라 투쟁을 했다는 완전 날조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북한문제전문가인 도준호 명지대 초빙교수는 이런 사실에 대해 "한마디로 말도 안되는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단언했다. 도 교수는 "김형직은 한학을 조금 한 돌팔이 한의사였을 뿐이고 강반석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여성 단체를 조직하는 등의 활동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또 "북한이 김일성 가계를 찬양하는 것은 우상화를 위한 것일 뿐 사실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단언했다.

    김일성 가족을 자세하게 설명해 놓은 것과는 달리 다음 인물 검색은 이승만 박정희 등 한국의 역대 대통령에 대해서는 똑같은 위키백과를 올려놓았지만 선대에 대해서는 부모의 이름 정도만 간단히 언급하고 있을 뿐이어서 큰 대조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