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조선중앙TV가 17일 김정일이 지켜본 가운데 진행된 인민군 육해공군 합동훈련 소식을 전하면서 관련 사진을 '고작' 4장만 공개해 눈길을 끈다. 중앙TV는 일반적으로 김정일의 군부대 시찰 등을 보도할 때 동영상 대신 사진을 최소한 10장 이상, 통상 20여장 정도 내보내곤 했다.

  • ▲ <span style=조선중앙TV가 17일 공개한 김정일의 훈련참관 모습 ⓒ연합뉴스" title="▲ 조선중앙TV가 17일 공개한 김정일의 훈련참관 모습 ⓒ연합뉴스">
    조선중앙TV가 17일 공개한 김정일의 훈련참관 모습 ⓒ연합뉴스

    중앙TV가 이날 정오 예정에 없던 특별 프로그램을 편성해 공개한 4장의 사진 중 3장은 김정일이 고지의 전망대에서 군 지휘관들과 함께 훈련장을 내려다보는 모습이고 훈련과 직접 관련된 사진은 1장 뿐이다.
    김정일이 들어가 있는 3장의 사진 중에서 2장은 거의 같은 장면을 담고 있어 실질적으로 이날 공개된 사진은 3장에 불과한 셈이다.

    그러나 사진이 갖는 함축적 의미는 커 보인다. 특히 1장뿐인 훈련 사진에는 240㎜ 방사포 차량 10여대가 나란히 서서 30도가량으로 발사대 각도를 세워놓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어 주목된다. 170㎜ 자주포와 더불어 '장사정포'로 분류되는 240㎜ 방사포는 60km까지 멀리 날아가는 포탄을 무더기로 발사할 수 있어 우리 군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을 위협하는 핵심 위협으로 판단하고 있다.

  • ▲ <span style=조선중앙TV가 17일 공개한 240mm 방사포 차량 ⓒ연합뉴스" title="▲ 조선중앙TV가 17일 공개한 240mm 방사포 차량 ⓒ연합뉴스">
    조선중앙TV가 17일 공개한 240mm 방사포 차량 ⓒ연합뉴스

    자주포는 분당 2발을, 방사포는 분당 40여발을 각각 발사할 수 있는데 DMZ 인근에 배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 장사정포 300여문이 동시에 발사되면 시간당 2만5000여발이 날아와 수도권에 막대한 피해를 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북한 국방위원회가 지난 15일 대변인 성명에서 남측에 대해 언급한 '보복성전' 발언이 단순한 위협적 수사만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나머지 김정일이 들어가 있는 사진들은 육해공군 및 병과별 사령관들과 함께 훈련장을 내려다보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에서는 김정일의 뒤편으로 멀리 바다가 보여 해안가 훈련장에서 항공기 공습, 함포 사격, 지상포의 사격 훈련이 입체적으로 진행됐음을 짐작하게 했다.

    이날 공개된 사진에서는 김정일이 지난 3일(중앙통신 보도날짜) `근위서울류경수제105땅크(탱크)사단'을 시찰했을 때 보였던 것 같이 '중앙고속도로', '김해' 등 남한 지명을 표시된 훈련장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