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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국제 사회에 유화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각국의 대북 역량을 분산시켜 갈팡질팡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김정일 지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을 향한 국제적 압박이 강화되고 내부 사정도 악화되는 사정에서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택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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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이 국제 사회에 유화적인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난국을 돌파하기 위한 김정일의 각개격파 전략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북한 외교 실무를 총괄하는 외무성 부상 김계관(왼쪽)과 외무성 미주국장 이근 ⓒ 연합뉴스
북한 내부 소식을 전문으로 전하는 열린북한통신(이하 통신)은 26일 북한 내부 고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조선노동당 창건 기념일(10월 10일) 하루 뒤인 11일 김정일이 국방위원회, 당 중앙위원회, 내각 책임일꾼들에게 직접 '직면한 내외의 난국을 개별 국가에 대한 각개격파 전략으로 돌파해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일은 이 자리에서 "과거에는 우리가 항상 주도적으로 모든 문제를 6자회담에서 제시하고 이끌어 나갔으나 이번에는 미국이나 6자회담 성원국, 유엔상임이사국을 각개격파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정일은 "현재 조성된 정세는 우리를 향한 제재 압박이 시간이 갈수록 더 강화되는 국제공조 양상을 띠고 있고 식량 사정 같은 우리 내부 환경도 악화되어 있다"며 상황의 어려움을 언급했다.
김정일은 이어 "그러나 미국이나 일본같은 우리 주변 나라도 정권이 교체되는 등 정치적 환경이 지난 시기와는 많이 변했다"며 "우리는 강경 정책보다는 먼저 우리에게 이해관계를 가진 각국이 원하는 것을 수용할 수도 있다는 언질을 줘 그 나라들이 대북 국제 제재에 동참하는 것 보다는 북한과 협상하도록 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또 "각국의 대화 역량을 분산시켜 갈팡질팡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특히 "모든 대화접촉에서 국제적으로 정치적 영향력이 크고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인 유엔 상임이사국과 선진국 중 우리와 아직 대외관계가 없는 나라를 대상으로 우리에 대한 압박을 중지하고 선린관계를 회복하고 대외관계를 맺도록 하는데 외교역량을 총집중해라"고 지시했다. 통신은 "이 때문에 앞으로 북한은 남북 정상회담을 포함한 남북 대화, 일북 대화, 미북 회담 등 양자회담과 다자회담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고위 소식통은 "아직 북한과 수교 관계가 아닌 유엔 상임이사국 프랑스와의 수교를 위한 실무 그룹도 조직돼 있다"고 전하면서 "각 나라와 협상 방향은 먼저 어려워진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부로부터 경제적 투자를 이끌어내고 2012년까지 시간을 벌어내는 방식의 대화에 치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한편, 이 자리에서 김정일은 "단 핵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에 끌려가는 협상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단언했는데 소식통은 이를 "'핵폐기 협상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