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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부터 5박 6일간 진행된 이명박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3개국 순방 키워드는 '나눔과 협력'이었다. 이 대통령은 베트남, 캄보디아 국빈방문을 거쳐 태국에서 개최된 아세안(ASEAN) 관련 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하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특히 한중일이 참여하는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는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목격됐다. 내년 G20 정상회의를 유치한 의장국 대한민국의 위상이 역내 정상들간의 모임에서 확인된 것이다. 아시아 국가들은 한국을 중심으로 모이고 있었다.
◇ 신아시아외교 구상, 본궤도 올라 = 아세안+3 정상회의와 EAS에 참석차 태국 후아힌에 모인 각국 정상들은 회의 전후에 이 대통령에게 다가와 G20 정상회의 유치를 축하하는 인사와 각국의 경제 현안을 먼저 이야기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태국, 말레이시아, 라오스 등 대부분의 정상들은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에서 한국이 아시아 신흥국의 의견을 대표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피력했다.
실제 아세안 정상들은 아세안+3 공식 업무오찬에서 "한국이 세계 최고 권위 경제협의체인 G20을 제도화하고 자리 잡는데 기여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이 대통령이 아세안+3 국가들의 입장을 반영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입을 모았으며, 아피싯 태국 총리는 내년도 아세안 의장국을 수임하는 베트남을 한국 G20 정상회의에 초청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열릴 G20 정상회의에서 아세안+3 국가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제시해 줄 수 있는 의장국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약속했으며, 각 정상들의 기대와 격려는 이어졌다.
아세안 정상들은 또 본 궤도에 오른 이 대통령의 '신아시아 외교'구상이 본 궤도에 오른 것을 환영했다. 정상들은 한·아세안 정상회의 이후 "한국의 신아시아 외교 구상이 미래 한·아세안 관계 강화에 기여할 것을 확신한다"는 내용의 의장성명을 발표하며 지지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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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 대통령이 24일 태국 후아힌에서 개최된 아세안(ASEAN)+3 정상회의에 참석,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데일리
◇ "아세안의 친구, 따뜻한 이웃" = 이 대통령 특유의 '스킨십'은 아세안 국가 정상들이 '이웃'을 넘어 '형제'로 느끼게 했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아세안의 친구, 따뜻한 이웃으로서 배려외교를 벌였다"고 정리했다.
태풍피해가 심해 복구사업을 지휘하다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이 오찬장으로 곧바로 입장하자 이 대통령은 즉시 격려와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게는 먼저 다가가 당선과 취임을 축하했다.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 훈센 캄보디아 총리와는 앞선 국빈방문에서 '호형호제'를 요청받고 각별한 인연을 과시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캄보디아 태풍 피해복구를 위한 지원방안을 부처에 지시해놓았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대 아세안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2015년까지 2008년 수준의 2배 이상 확대하겠다고 발표, '나눔의 외교'를 펼쳤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는 24일 칼럼에서 "이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회의에 이은 양자회담을 통해 국제무대, 특히 동남아에서 한국의 비전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려 해왔다"면서 "한국의 위상은 여러 방면에서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또 아세안 국가들의 효과적인 기후변화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동아시아 기후파트너십 기금 중 1억달러를 아세안에 기여할 뜻을 밝혔다. 전세계 저탄소 녹색성장의 선도국으로서 입지를 확인하고 상생의 모범을 보임으로써 이 분야 영향력을 지속하는 기반을 구축했다.
기후변화 대응과 산림분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아시아 산림협력기구를 출범시키자는 한국의 제안에 대해 사의를 표한다는 아세안의 공동성명이 채택됐다. 이 대통령은 또 리센 룽 싱가폴 총리가 제안한 '녹색도시 회의(Conference on the Viable City)'의 한국 개최도 제안했다.
아세안은 현인그룹의 최종보고서를 토대로 한국을 '포괄적 동반자 관계'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는 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는 아세안이 한국을 '번영의 동반자'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신아시아 외교를 본 궤도에 올려놓았다"면서 "내년 G20 정상회의에서 아시아의 의견을 반영할 의장국으로서 대한민국에 대한 아세안의 보다 깊어진 신뢰를 확인했다"고 성과를 밝혔다. [=후아힌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