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도심에 있는 프레지던트호텔이 장기 무료 투숙객들 때문에 노사 갈등을 겪고 있다.

    학교법인 한양학원의 김연준 전 이사장(한양대 설립자)과 친분이 깊었던 언론인과 전직 국회의원 등 3명이 수십 년 동안 객실을 거의 공짜로 사용해온데다 객실에서 취사까지 해 호텔 경영을 압박할 뿐 아니라 이미지마저 망친다며 노조가 강하게 반발한 것.

    이 호텔 노조는 13일 오전 8시 호텔 앞에서 노조원 100여 명이 모여 모 환경전문지 발행인 A씨와 전 국회의원 B씨, C씨 등 3명의 퇴거를 촉구하고 부당투숙을 묵인해온 사측과 재단에 항의하기로 했다.

    노조는 이들이 최고 35년 동안 객실료를 내지 않아 회사 수익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왔고 그것도 모자라 객실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 등 횡포가 심했다고 주장했다.

    호텔에 따르면 A 씨 등은 김연준 전 이사장의 배려로 전화 이용료 등만 내고 객실을 자신의 사무실로 썼고, 지난해 1월 김 전 이사장의 별세 뒤에도 퇴실하지 않았다.

    특히 A 씨는 올해 2월 노조가 객실 취사 행위를 적발해 경영진에 보고하자 관련자 39명을 주거침입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직원들은 지난달 초 전원 무혐의 처리됐다.

    호텔 관계자는 "전직 의원 B씨, C씨가 곧 호텔 건물의 유료 사무실로 옮기기로 했고 A씨는 응답이 없어 강제퇴거 등의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 노조에 이런 상황을 설명했고 항의에는 별도로 대응할 계획이 없다"라고 말했다.

    한양학원의 계열사인 ㈜백남관광이 1973년 개관한 프레지던트호텔은 서울시청과 덕수궁, 광화문 등이 가까워 외국인들의 이용이 잦은 특 2급 숙박시설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