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지휘한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의 사표가 닷새가 지나도록 수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이 궁금하다.

    이 중수부장은 지난 7일 사의 표명과 함께 법무부에 사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그의 퇴임식은 문성우 대검차장과 같은 날인 14일 오전 11시로 잡혔다가 사표 수리가 늦어지면서 퇴임식 일정도 확정되지 않고 있다.

    검찰 안팎에선 이 중수부장의 사표 수리를 놓고 청와대와 법무부에서 `좀 더 신중히 생각해봐야 한다'는 이유로 고심을 거듭함에 따라 최종 결정이 미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중수부장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사를 지휘한 만큼 그가 검찰을 떠난다면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검찰이 책임을 자인하는 셈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사실상 실패로 끝난 `박 게이트' 수사의 책임 문제는 임채진 전 검찰총장의 사퇴로 어느 정도 무마된 만큼 이 중수부장까지 사퇴할 필요가 있느냐는 검찰 내 일각의 정서도 사표 수리가 늦어지는 이유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결국엔 이 중수부장의 사표가 수리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이미 사의를 표한 데다 중수부 변화를 요구하는 여론을 외면할 수 없고 본인 역시 결심을 되돌릴 마음이 별로 없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다만 이 중수부장의 사표가 즉각 수리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검찰 조직의 안정과 사기 진작에는 충분히 보탬이 될 것이라는 점에는 검찰에서 이견이 별로 없는 상태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12일 "이 중수부장의 사퇴는 단순하게 볼 수 없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수뇌부도 특별히 신중을 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