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한나라당 친박계 대변인격인 이정현 비례대표의원은 “쇄신대상 1호는 홍준표 전 원내대표 같은 당직자로 이런 분들이 다시는 당직, 공직에 발을 못 붙이게 하는 것이 진정한 변화 쇄신의 길”이라고 극심한 말을 쏟아내 듣는 이들로 하여금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했다. 아마도 전날 홍준표 의원이“박근혜 전 대표가 (경선이후)패자의 길로 가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말한 대목을 문제 삼은 모양이다.

    우선 자기당 중진인 홍 의원을 선뜻 공개 비방한 이 의원의 태도는 그렇게 좋게 해석되지 않는다. 이 의원이 쇄신대상 1호로 삼은 홍 의원의 문제(?)된 언급, 즉 ‘박근혜 전 대표가 (경선  이후) 패자의 길로 가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한 것은 누가 들어도 박 전 대표를 해치거나 폄훼하려 했던 발언이 아니라 박 전 대표가 차기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고 한배인 한나라당호 차기 대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선 경선 패배를 잊어버리고 경선 승리자 이명박 대통령을 돕는 자세로 협력과 화해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선의의 충고로 들린다.

    그런데 이 의원이 사적 충성심에 몰입(?)한 나머지 홍 의원 말 속에 숨은  선의(善意)를 파악하지 못하고 발끈해 홍준표가 ‘쇄신대상 1호’라고 자기 홈페이지에 선언적으로 공격한 것은 그야말로 정치 선배에게 경박한 속내를 보여주눈 것일 뿐만 아니라 품격을 놓고 따져보아도 오히려 쇄신대상 1호는 이 의원이 자신이 더 가까울 것 같다는 느낌을 주게 된다.

    국회의원 배지만 달면 세상에 뵈는 것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세상은 배지 달고서도 배지 값 못하는 국회의원을 얼마나 경멸하고 냉소하는지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