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6일 자살한 강희남 목사ⓒ 연합뉴스
    ▲ 6일 자살한 강희남 목사ⓒ 연합뉴스

    친북인사인 강희남 목사(89)가 6일 자살하자 좌파 언론들과 단체들은 그를 통일운동가로 떠받들기 시작했다. 일부 단체는 강 목사의 유지를 받들어 '항쟁'하겠다고 예고하고 있다.

    강 목사가 초대의장을 지낸 범민련(조국통일범민족연합)은 7일 '전체 민중은 범민련 남측본부 강희남 명예의장의 남기는 말을 꼭 실천하자'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강 목사는 미제와 이명박 독재정권이 극단적으로 벌이는 반통일반민주 횡포에 맞서 평소 결사항전의 의지를 불태웠다"며 "강 목사는 자결로써 식민과 독재에 사생결단의 정신으로 맞설 것을 호소해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범민련은 "강 목사의 호소는 '살인마 리명박을 내치자'는 것"이라며 "독재가 용산철거민을 테러범으로 몰아 살해하고 전직 대통령을 정치타살하며 1%재벌과 특권층을 위한 부자정치로 민생을 도탄에 빠뜨리는 비극적인 사태에 종지부를 찍자면 민중 스스로 있는 힘을 다해 단결하고 투쟁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범민련은 "강 목사의 남기는 말을 심장에 꼭 새기고 6.15남북공동선언과 10.4선언 이행을 위해 힘차게 달려갈 것"이라며 "제2의 6월 민중항쟁으로 살인마 리명박을 내치자"고 소리 높였다.

    좌파 언론은 일제히 강 목사를 "통일운동가"라고 소개하며 "목숨을 던짐으로써 '인권'과 '민중'을 깨우려 했다"(오마이뉴스)고 주장했다. 또 "통일·민주화 운동에 한평생을 바친 흰돌 강희남 목사"(한겨레), "70년대 민주화 인권운동에 앞장섰다"(노컷뉴스) "고 문익환 목사 등과 함께 범민련을 창설하는 등 평생 통일운동에 힘써 왔다"(MBC) "범민련 남측본부를 결성해 10여년간 통일운동을 이끈 90년대 재야 통일운동의 산 증인"(오마이뉴스)이라고 표현하며 아름답게 포장하는데 노력했다. 그러나 이적단체로 규정된 범민련에서의 활동이나 1994년 '김일성 조문쇼'와 같은 친북행적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이러한 태도는 정치권에서도 마찬가지다. 민주노동당은 7일 논평에서 "목사님은 빼앗긴 나라 분단된 민족의 현실에 가슴을 찢으며 자주와 통일의 제단에 열과 성을 다 바쳤던 분이었다"고 평가하면서  "이명박 정권의 강압통치가 또 한 사람의 고귀한 생명을 앗아가고 말았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같은 날 "목사님께서는 당신의 몸을 던져서라도 이 땅의 민주주의와 민족의 평화공존과 통일의 중요성을 몸소 가르치신 것"이라고 치켜세우면서 "생전 당신께서 몸소 실천함으로 깨우치셨던 그 가르침대로 우리는 당신이 못다 이룬 뜻을 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진보연대는 8일 "용산에서 철거민을 죽음으로 내몰고, 연이어 화물노동자 박종태 열사를 죽음으로 내몰았던 이명박 정권이 심지어 노무현 전 대통령마저 벼랑 끝으로 내몰더니 이제 민주주의와 통일의 화신과도 같은 강희남 목사님까지 질식케 했다"며 늘어놓더니 "우리는 이 애통함과 분노를 즉각 '이명박을 내치'는 비상한 투쟁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억지를 썼다.

    강 목사는 6일 전북 전주시 삼천동 자택에서 현 정권과 이명박 대통령을 비난하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