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경위에 대한 경찰의 수사를 총정리한 백서가 발간될 예정이다.

    경남경찰청은 8일 "전직 대통령의 서거 수사 과정을 역사적 기록으로 남기고 전국의 수사 경찰관이 교훈을 삼아 참고자료로 활용하도록 백서를 펴내기로 하고 조만간 구체적인 발간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연내에 발간될 백서 내용에는 서거 수사 전반은 물론이고 수사 과정 중 잘된 점과 아쉬운 점도 함께 수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백서에는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난 달 23일부터 수사를 종결한 지난 5일까지 숨 가쁘게 진행됐던 경찰 수사의 전 과정과 각종 수사기법, 결과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직 대통령 서거의 중대한 사안인데다 경호처 경호관을 상대로 한 수사는 경찰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어서 적잖은 부분이 수사 과정에서 겪었던 시행착오에 대한 반성으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실제 초동수사 단계에서 경호관의 진술에만 의존해 수사결과를 발표했다가 국민에게 사실과 다른 서거 경위를 알리는 등 큰 혼란을 초래하기도 했다.

    경찰은 중간 이후 수사 단계에서 경호관들의 통화 및 무전 기록, 사저 주변 초소의 폐쇄회로(CC)TV 화면 등 객관적인 자료를 파악하는 데 주력해 뒤늦게서야 노 전 대통령과 경호관의 정확한 당일 행적을 밝혀냈다.

    또 경찰이 평소에 접근하기 힘든 노 전 대통령의 사저 안으로 들어가 컴퓨터에 저장된 유서를 확인한 과정, 비서관의 유서 확인 경위, 유족 측의 서면 조사 등 당시 긴박했던 수사 상황 등도 담길 예정이다.

    이와 함께 노 전 대통령이 발견된 현장에서 채취한 34점의 혈흔과 머리카락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 의뢰한 결과와 수행 경호관이 당일 행적을 재연하는 현장 검증 내용 등도 포함된다.

    경남경찰청은 서거 당일인 지난달 23일 이운우 청장을 본부장으로 하고 모두 90여 명의 수사관으로 이뤄진 수사본부를 구성해 14일간 서거 경위에 대한 집중 수사를 벌인 끝에 지난 5일 노 전 대통령이 경호관을 따돌리고 봉화산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려 서거한 것으로 최종 결론내리고 수사를 종결했다.

    경찰 관계자는 "발간한 백서를 전국 지방청과 경찰서 등에 배부해 이번 서거 경위와 같은 특이한 사건을 담당하는 수사관에게 참고 자료로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창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