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앰네스티(AI.국제사면위원회)는 2일 북한에서 광범위한 인권침해가 이어지고 있다는 내용 등을 담은 `2009 연례보고서'를 발표했다.

    전세계 160개국에 80개 지부를 둔 세계 최대 인권단체인 앰네스티는 지난달 28일 보고서를 공개했으나 한국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발표가 미뤄졌다.

    ◇ "북한서 광범위한 인권침해 지속" = 연례보고서는 북한의 식량부족과 강제송환자들의 수감생활, 정치적 동기의 구금과 사형 등을 거론하며 광범위한 인권 침해가 계속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지난해 6월 세계식량계획과 식량농업기구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북한 가구의 4분의 3 가량에서 식량 이용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런 사태에도 경색된 남북관계 탓에 북한 정부는 한국에 지원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정치 탄압이나 경제적인 이유로 수천 명이 중국 국경을 넘었으며, 강제송환된 이들은 최대 3년까지 수용소 생활을 하며 고문이나 학대를 당해야 한다고 폭로했다. 공개처형 문제도 거론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북한이 강제실종 사실을 인정하진 않고 있지만 작년 8월 1970년대 이후 `실종'된 몇몇 일본인에 대한 생사 여부와 소재 파악을 위한 재조사에는 합의했다고 전했다.

    ◇ "한국선 공권력 과용" = 보고서는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를 벌였던 시위자들을 해산하는 과정에서 공권력의 과도한 사용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 "한국방송, YTN, 아리랑TV 등의 사장을 현 정부 지지자들로 교체했다"고 주장하고 이를 언론 독립이 침해된 상황으로 규정했다.

    이주노동자 인권에 대해서는 "계속되는 단속과 체포 과정에서 잔혹하고 비인도적이거나 굴욕적인 대우를 당하는 사건이 점점 늘고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2008년 말 기준으로 한국에 58명의 사형수가 있다고 전하며 "한국의 비공식적 사형집행 유예는 계속되고 있으며, 사형제 폐지를 위한 새로운 법안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라고 소개했다.

    앰네스티는 보고서 발표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초 벌어진 `용산참사'와 `미네르바' 구속 사건 등을 거론하며 올해도 경찰력 과용과 표현의 자유 침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우려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경찰이 서울광장을 연일 봉쇄하면서 시민 집회를 막는 것도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킨다는 의견을 내놨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