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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받아썼다고 밝힌 100만달러 중 상당액을 자녀 유학비에 지출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정부의 한 핵심관계자는 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100만달러 용처에 대한 진술서가 완성된 것으로 안다"며 "진술서 제출과 권 여사 재소환 일정을 놓고 검찰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여사는 진술서에서 100만달러의 주된 용처가 미국에 체류하던 아들과 딸의 유학비 지원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측은 구체적인 지원 액수를 밝히길 꺼리지만 그 규모가 70만~8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 여사는 "박 회장에게서 받은 돈은 다른 사람에게 먼저 빌려 자녀에게 준 돈을 갚은 부분도 있고, 미국 계좌로 송금하거나 자녀들이 한국에 들어왔을 때 준 부분도 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두 자녀가 노 전 대통령과 당사자를 위해 유학이 좋겠다고 판단한 것이었기 때문에 대통령 자식이라는 이유로 해외에 나간 부분에 대해 안쓰럽게 생각했다"며 "어미로서 도리를 다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부담감이 박 회장의 돈을 받게된 동기였다"고 해명했다는 후문이다.
권 여사는 당초 아들 노건호씨에게 미국의 집을 사주려고 했지만 건호씨는 대통령인 아버지에게 누가 될 수 있다며 돈을 받는 대신 기숙사로 들어갔고, 이후 권 여사는 이 돈을 유학비 지원에 쓴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정부 관계자는 "건호씨가 유학을 위해 서울에서 살던 집의 전세금까지 빼간 상태여서 권 여사가 박 회장의 돈을 받을 때 집을 사는 문제까지 염두에 뒀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권 여사는 또 100만달러 중 자녀 유학비를 제외한 나머지 돈은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에 여기저기서 도움을 받거나 신세를 진 사람들의 빚을 갚는 데 사용했지만 구체적인 채권자는 밝히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권 여사는 박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부분과 관련, 노 전 대통령과 의논할 사안이 아니고 이후에도 노 전 대통령에게 말한 적이 없기 때문에 노 전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는 후문이다.
노 전 대통령측은 권 여사 재소환 일정이 잡히는 대로 진술서 최종본을 제출한다는 방침이어서 이르면 이날 중 진술서를 제출하고 9~10일께 권 여사에 대한 검찰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작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서울=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