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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완패'를 거둔 가운데 민주당은 '의미있는 승리'를 거두었다.
29일 치러진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은 국회의원 5개 선거구(인천부평을, 경북경주, 울산북구, 전주덕진, 전주완산)에서 전패를 거둔 것은 물론, 유일한 기초단체장 선거였던 시흥시장 선거에서도 패배하는 등 '참패'를 거두었다. 특히, 지도부와 소속의원들을 총력투입하며 배수진을 친 인천부평과 경북경주에서 각각 민주당 후보 및 무소속 후보에게 패배함으로써 당 전체가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져든 상황이다.
한편, 민주당은 전주 2곳(덕진, 완산)을 '무소속 연대'에게 내주었지만 당력을 집중한 인천부평에서 한나라당 후보에게 승리를 거둔 것은 물론, 시흥시장 선거에서도 한나라당 후보에게 역전승을 거두는 등 지난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에서 부진했던 수도권에서 '의미있는 승리'를 거두었다. 또한, 진보신당이 울산북구에서 한나라당 후보에게 승리를 거둔 것을 비롯, 민주노동당이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교두보를 확보하는 등 좌파정당 또한 오랜 위축세를 벗어나 기지개를 활짝 펼 수 있게 되었다.
중앙선관위 발표에 따르면 전주 덕진에서는 무소속 정동영 후보가 5만 7,423표(득표율 72.3%)를 얻어 2위 민주당 김근식 후보(1만279표, 12.9%)에게 압승을 거두었다. 전주 완산 또한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무소속 신건 후보가 2만3307표(50.38%)를 얻어 2위 민주당 이광철 후보(1만4919표, 32.25%)에게 크게 앞섰다.
여야 지도부 및 소속의원이 총력전을 벌인 인천부평을 지역에서는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홍영표 민주당 후보가 3만667표(49.54%)를 얻어 2만4199표(39.09%)를 얻는데 그친 한나라당 이재훈 후보를 눌렀다.
또한, 울산 북구 지역은 개표가 80% 진행된 상황에서 조승수 진보신당 후보가 2만451표(49.33%)를 얻어 2위 박대동 한나라당 후보(1만7086표, 41.21%)에 크게 앞서며 당선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한나라당 내 '친이'와 '친박'의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된 경북 경주에서는 친박으로 분류되는 무소속 정수성 후보가 시종일관 50% 내외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30%대에 머문 정종복 한나라당 후보에게 크게 앞섰다.
이처럼 한나라당이 0곳, 민주당과 진보신당이 각각 1곳에서 승리하여 의석을 확보한 가운데 무소속 후보가 무려 3곳에서 승리하는 등 유권자들은 여야 정당 모두에게 '옐로 카드'를 내밀었다. 특히, 투표율이 낮아 조직표가 큰 몫을 차지하는 재보선에서 무소속 후보들이 불리함을 딛고 당선됨으로써 이번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들 상당수가 기존 정당체제에 심각한 염증을 느끼고 있음이 그대로 드러났다.
또한, 정동영 후보의 경우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골적(?)' 민주당 편들기에도 불구하고 당초 목표였던 '전북 2곳 승리'를 달성함으로써 일약 호남 지분을 가장 많이 확보한 대중 정치인으로 변신한 것은 물론, 민주당 복당에 필요한 명분도 확보했다. 박근혜 전 대표의 경우에도 친박성향 무소속 정수성 후보가 승리함으로써 향후 여권 내 헤게모니 싸움에 있어서 대단히 유리하고 의미있는 위치를 선점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모두 유권자들로부터 큰 불신을 받음으로써 향후 여당 및 야당 지도부 개편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