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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한 29일 밤 10시가 됐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이 시간 서울 여의도 당사에 마련된 4·29 재보선 개표상황실에 도착하기로 했다.
하지만 상황실에는 빈 의자만 놓여 있었다. 박 대표는 물론 당 지도부 누구도 상황실을 찾지 않았다. 오전만해도 "3곳 승리가 목표"라고 큰소리쳤던 박 대표였는데 결과는 참패다. 단 한 곳도 이기지 못했다. 당 분위기는 침울하다. 웃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곳곳에서는 한숨만 나왔다.
이런 분위기는 개표 전 부터 감지됐다. 오후 8시 26분 잠시 개표상황실에 들른 박 대표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번 공천을 책임진 안경률 사무총장의 표정은 매우 어두웠다. 당 관계자들도 "총장 얼굴이 밝지 않다"며 고개를 숙였다. 사무처 직원들 입에선 한숨만 나왔다. "역대 어느 재보선 보다 열심히 뛰었다"는 게 사무처 직원들 말이었는데 결과가 참패로 나오자 '어이없다'는 반응만 보였다.
결국 선거결과에 대해선 대변인을 통해 입장을 내놨다. 윤상현 대변인은 밤 11시 경 당사 기자실에 들러 "선거결과를 통해 나타난 국민 뜻을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며 "우리에게 무엇이 부족했는지 되돌아보겠다. 더욱 잘하라는 채찍으로 여기고 앞으로 경제살리기에 열심히 매진하겠다"고만 말한 채 곧바로 빠져나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