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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3일 사설 '또 가투(街鬪)에 나선 종교계 전문시위단'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2일 1·20 용산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국미사를 열면서 발표한 시국선언문은 ‘재앙과 파국의 대한민국’이라는 제목 자체가 그렇듯,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권에 대한 적의(敵意)를 점철하다시피 했다. 선언문은 ‘경제위기를 불러일으킨 것 = 대통령의 책임’이라고 전제하고 “함께 가난해지고 함께 넉넉해지는 ‘환난상휼’과 ‘공생공락’의 믿음을 깨뜨린 죄는 더욱 무겁다”면서 ‘교만과 탐욕의 노예가 된 어리석은 통치자’라는 막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것이 천주교, 정의, 사제의 이름으로 적시한 표현들임은 차마 믿기지 않을 정도다.
사제단이 또 길거리로 나서는 모습은 지난해 6월30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지지 시국미사와 판박이다. 사제단이 7개월여 만에 다시 가투(街鬪)를 점화해 5일 불교계와 기독교계의 시국 법회·기도회를 ‘선도’하는 모습 또한 지난해의 전철 그대로다. 지난해 반미(反美)세력 일단이 확대 재생산한 미 쇠고기에 대한 근거없는 불안, 증오를 부추긴 전력 그대로 다시 수도 도심 시위를 부추기고 있어서 그들은 또 ‘정의’를 참칭해 반(反)정부의 고정 레퍼토리로 삼고 있다는 것이 경험칙에 비춰본 우리의 시각이다.
사제단 대표 전종훈 신부는 “현 시국은 사제단이 창설된 1974년도를 연상시키는 독재 상황”이라고 규정하면서 “용산참사는 이명박 정권 1년 악행의 결과이며 지금의 공권력은 폭력일 뿐”이라고 했다. 미사 사회를 맡은 김인국 신부도 “공권력은 국민을 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그런 인식에 진정 공감해 현 정권을 독재정권으로, 또 공권력을 국민의 적으로 믿는 종교인·시민이 있어도 몇 되지 않을 것임을 확신한다. 사제단은 ‘거룩한 분노’를 강조했지만 성직자로서의 품위부터 잃은 막말과 맞물려 그 표현조차 비열한 비유일 뿐이라고 우리가 믿는 것도 그 때문이다. 사제단의 미사와 시국 선언문을 한마디로 간추리면 그것은 반정부 전문시위꾼의 선전·선동 그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