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학규 대세론'에 반기를 들고 경선을 요구했던 정대철 대통합민주신당 상임고문은 11일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손학규 대표의 취임식에 참석했다.

    전날 대표 선출을 위한 중앙위원회에 불참한 정 고문의 이날 취임식 참석은 뜻밖이란 것이 취임식 참석자들의 반응이었다. 정 고문은 손 대표의 당권 장악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손학규 추대론'이 힘을 받을 때 제일 먼저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며 제동을 걸었고 하루가 멀다 하고 성명서와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당 지도부와 쇄신위원회를 공격하며 손 대표의 발목을 잡았다. 경선없이 새 대표를 선출할 경우 가처분 신청 등 법적대응까지 주장한 바 있다.

    취임식 참석자 대다수가 손 대표에 우호적인 인사들이었고 '경선파'인 천정배 염동연 의원과 추미애 전 의원, '쇄신파' 초선 의원들이 모두 불참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정 고문은 참석과 동시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취임식에 참석한 정 고문의 표정은 어두웠다. 행사 내내 불만이 가득한 모습을 나타냈다. 손 대표가 취임사 읽어 내려가는 내내 정 고문은 그를 쳐다보며 못 마땅하다는 듯 한 표정을 지었다. 시민사회 측 한 중앙위원은 이런 정 고문을 보고 "저럴 거면 왜 온 거야"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잠시 뒤 반전이 일어났다. 손 대표의 취임사가 끝나자 사회를 본 정동채 사무총장이 마이크를 정 고문에게 넘기면서다. 행사 내내 불편한 심기를 보였던 정 고문은 정 사무총장이 자신을 호명하며 "인사말을 듣겠다"고 말하자 놀란 듯 그를 쳐다봤다. 손 대표가 정 고문을 단상으로 안내하자 그는 멋쩍은 듯 손 대표에게 고개를 숙인 뒤 마이크를 잡았고 "손 대표를 우리 당의 대표로 뽑는 이 순간을 계기로 다가올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제대로 된 견제정당, 대체정당으로 만들기 위해 손학규 대표와 내가 함께 나서겠다"고 인사말을 했다. 주변에서는 정 고문의 이 같은 발언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어이없다'는 반응도 나왔는데 정 고문은 손 대표와 악수를 나눈 뒤 가장 먼저 취임식장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