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11일 국방부를 방문해 업무보고를 받고 합참 군사지휘본부를 둘러봤다. 대통령 당선자 자격으로 국방부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당선자는 김장수 국방부 장관의 안내를 받은 자리에서 "국방과 안보를 튼튼히 한다고 해서 남북화해를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국방이 튼튼해야 전쟁을 억지하고 평화를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남북화해, 평화유지, 통일로 가는 것은 적극 하겠지만 한편으로 국방이 튼튼하고 안보의식을 갖는 것이 국가의 기초"라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김 장관이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일과 허리를 편 채 '꼿꼿이' 악수를 해 여론의 찬사를 받은 점을 의식한 듯 "지난번 북한 다녀오면서 고생 많았다. 키 차이가 많이 나던데"라고 말했다. 이에 김 장관은 "다른 장관이 갔었더라도 똑같이 했을 것"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날 김 장관은 국방부 현관 앞에 나와 이 당선자를 맞았으며, 차기 대통령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김 장관은 노무현 정부 내각 중 유일하게 유임설이 나돌고 있는 인사다.

    차기 정부의 대북 정책에 일부 비판적 시각이 이는 데 대해 이 당선자는 "일부에서 안보의식 강화가 남북경색이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고, 동행한 황진하 의원은 "그런 분위기로 몰아가려는 사람들이 있다"고 경계했다.

    이 당선자는 "취임 전 국방부에 들르는 게 현직 대통령에게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청와대에 통보해 양해를 구했다"고 전하면서 "15일 한미연합사령부에 가기로 했는데, 그 전에라도 (국방부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먼저 김 장관과 3군과 서로 얘기하는 게 순서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역대 업무 인수인계, 취임 전까지 국방부에 (당선자가) 온 적이 없었다. 연합사는 가는데. 가기 전에 먼저 왔으면 하는 소망이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고, 이 당선자는 "나와 생각이 똑같다"고 화답했다.

    이 당선자는 전시실 방명록에 "국민은 여러분을 신뢰하고 사랑합니다"라고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