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의 방송용 대선 CF '욕쟁이할머니'편이 소위 '대박'을 터드렸다. 27일 밤부터 공개된 이 CF에는 실제 서울 낙원동에서 국밥집을 하고 있는 강종순씨(67)가 등장해 "밥 쳐먹었으니께 경제는 꼭 살려라잉. 알겄냐"며 구수한 입담으로 이 후보를 독려한다.

    시장통 국밥집의 정겨운 장면에 이어 할머니는 "배고파?"라고 질문하며 답도 나오기 전에 푸짐하게 담은 국밥을 이 후보에게 내놓는다. "쓰잘데기 없이 싸움박질만하고 지랄이여. 우린 먹고 살기 힘들어 죽겠어"라는 정치권을 향한 호통과 함께.

     
    할머니는 곧 "청계천 열어놓고 이번에는 뭐 해낼껴?"라며 이 후보에게 기대를 나타낸다. 이 후보는 국밥을 그저 맛있게 한술 떠 넣을 뿐 별 말이 없다. 이번에도 할머니는 "밥 더 줘?"라고 물어놓고는 "더 먹어, 이 놈아"라며 이 후보에 대한 애정을 투박하게 표현했다.

    "이명박은 배고픕니다. 국민성공시대를 열기 위해 밥먹는 시간도 아깝다고 생각합니다"라는 내레이션이 지나간 후 할머니는 마지막 일성으로 "밥 쳐먹었으니께 경제는 꼭 살려라잉. 알겄냐"라며 핵심 메시지를 전한다. 이 후보의 표정도 밝아진다. 할머니와 이 후보가 환하게 웃으며 포옹하는 장면과 "경제를 살리겠습니다. 실천하는 경제대통령 이명박"이라는 멘트로 마무리되는 이 CF가 네티즌들에게도 인기다.

    27일 밤 9시 43분에 동영상 전문사이트 태그스토리에 게시된 이 CF는 28일 오후 6시 현재 5만6630여회 재생되며 네티즌의 관심을 끌었다. 비슷한 시간대에 같은 사이트에 올라온 이회창씨 CF가 3946회 재생된 데 그친 것과 비하면 엄청난 차이다.

    한나라당 미디어홍보단장 정병국 의원은 "국민이 정치인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욕쟁이 할머니'가 대신 했다"면서 "경제를 살릴 적임자로 이 후보를 부각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의 다음 CF작품에도 서민이 등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네거티브성 선전에 집중하고 있는 여권과 달리 서민의 시각에서 바라본 민생문제와, 이를 해결할 이 후보의 실천력을 강조하는 포지티브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의도다.

    과거 대선에서도 TV CF는 화제가 됐었다. 지난 97년 대선에서 당시 고령의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는 '건강이상설'이 나돌던 가운데, 인기 댄스그룹 'DJ DOC'가 부른 'DOC와 춤을'을 개사한 'DJ와 춤을'을 선보여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고 젊은층의 인기를 끌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