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즈음 보수세력의 움직임을 보면 크게 우려되는 것이 있다. 각자가 다 내가 잘 낫다고 소리치기 시작하면 정권교체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선거는 선명성의 경쟁이 아니라 연합의 경쟁이다. 유효투표의 51%를, 또는 상대방보다 1표라도 더 얻기 위한 연합의 경쟁인 것이다. 물론 국민의 투표성향이 단 두 가지 유형으로만 분류된다면 선명성이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 투표성향은 한 가지 단일 지표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복합지표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승리연합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해보면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보수우파가 패배한 것은 연합전선 구축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것이 지역에 기반을 둔 것이든 또는 이념에 기반을 둔 것이든 승리할 수 있는 연합전선을 보수우파는 형성하는데 실패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보수우파세력을 보면 단결이 아니라 분열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 보수우파 중에서 좀 더 보수적 성향을 가지고 있거나 좀 더 중도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 서로 적을 대하듯 분열해서는 안 된다. 서로 연합해야 할 동지들이다.

    좀 더 간명하게 생각한다면, 우리는 친북과 좌파는 구별하여야 한다. 친북은 반역이지만 좌파는 반역은 아니다. 만약 북한의 반국가단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능히 좌파적 이념도 하나의 정치이념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사회적 약자에 대한 국가의 배려 정책은 보수우파라고 하여 배격할 이유가 없다. 특히 모든 국민이 기회균등의 원칙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 대학교육까지 무상으로 실시할 수도 있다. 또한 모든 사람이 국가의료의 혜택을 받아도 나쁘지 않다. 다만 좌파들이 북한의 반국가단체 수괴에 충성한다면 이는 반역으로 다스려야 할 것이다. 따라서 애국보수도 애국좌파와 연합할 수 있다. 하물며 중도와 연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지금 보수적 선명성을 강조한 나머지 중도와의 연합전선을 부정하고 나홀로 정권교체를 하겠다고 나선다면 정권교체는 아마 어려울 것이다. 친북좌파가 연합전선을 구축하여 정권을 장악하였는데 애국보수라고 하여 연합하여 정권을 창출하는 것이 무조건 나쁘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

    지금 이회창이 소위 보수를 대표한다며 독자적 세력을 구축하고 있는데, 설사 이회창이 유권자의 30%의 지지를 얻는다고 하자. 그러나 만약에 친북좌파연합이 31%를 얻어 또 다시 정권을 재창출한다면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과거 두 번의 대선에서 이회창이 불과 30여 만 표 또는 50여 만 표의 차이로 정권을 놓쳤다고 하자.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단 한 표 차이로 패배하든 100만 표 차이로 패배하든 결과는 마찬가지다.

    이회창은 보수적 가치를 대변한다면서 출마하였다. 그로 인해 이명박 후보의 대북 선명성이 더욱 강화되었다면 그 역할을 다 한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 이회창 캠프의 행태를 보면 마치 친북좌파들이 하듯 이명박을 공격하고 있다. 도가 지나치다. 심지어 이장춘 전 대사는 이회창에 충성하는 나머지 이명박을 살상하기 위한 무기를 들고 나왔다. 그래서 이명박이 낙마하면 이회창이 당선될 것 같은가? 정권교체만 물 건너 갈 것이다.

    보수우파의 분열은 친북좌파가 뇌물을 주면서 까지 공작할 일이다. 그런데 보수우파가 스스로 분열한다면 이는 어리석은 짓이다. BBK문제는 친북좌파세력이 사활을 걸고 공작수사를 하고 있다. 이에 보수우파가 부화뇌동할 이유가 무엇인가? 이명박이 자신 있다고 하면 믿고 성원하여야 한다. 일부러 흠집낼 필요는 없지 않은가?

    친북좌파는 보수우파를 부패세력으로 몰기 위해 삼성비자금 문제를 공론화하는데 성공하였다. 그들의 정치적 목적을 읽지 못하고 부화뇌동해서야 언제 정권을 찾아 올 것인가? 친북좌파는 이명박을 낙마시키기 위해 BBK를 공작수사하고 있다. 이에 보수우파가 또한 부화뇌동한다면 우리는 언제 정권교체를 이룰 것인가?

    친북좌파는 스스로의 도덕성은 땅에 떨어졌는데도 자신들의 도덕성은 거론도 하지 않고 오직 보수우파의 도덕성만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 아무리 강인한 체력을 가지고 있어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면 언젠가는 주저앉게 마련이다. 내가 더 선명한 보수 이념을 대변하고 있다고 너도 나도 독자적으로 나선다면 보수우파에 의한 정권교체는 가망이 없다.

    우리 모두 큰 일을 앞두고 작은 일로 다투지 말고 대의를 위해 소의를 버리는 살신성인의 자세를 갖자. 큰일을 위해서는 나를 죽여야 한다. 대의를 위해서는 소아는 버려야 한다. 서로들 적이 누구인지, 적이 어디 있는지 분간하지 못하고 마구 동지를 향해 총을 쏘지 말자. 적의 총탄이 아니라 아군의 총탄에 맞아 숨지는 것만큼 억울하고 비통한 것은 없다. 총은 적을 향해 쏘자!

    <객원칼럼니스트의 칼럼 내용은 뉴데일리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