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출마 선언 소식이 전해지자, 6일 정치권에서는 한목소리로 이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이 전 총재의 출마로 보수표의 분열을 우려하는 한나라당의 고민과, 범여권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대한 위기감의 표출로 해석된다.  

    대통합민주신당 유은혜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 전 총재의 대선출마와 관련 "'차떼기'의 모든 책임을 지겠다던 이 전 총재의 대선 출마 선언은 정치를 희화화시키는 한 편의 블랙코미디"라면서 "이 전 총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대선 출마 선언이 아니라 이미 청산했어야 할 '차떼기'의 숨겨둔 진실을 남김없이 밝히고 '차떼기' 잔금을 고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도 "시대착오적인 반공 구호를 앞세운 극우파의 등장"이라면서 "시대흐름을 되돌리려는 시도로서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맹공을 폈다. 유 대변인은 "이 전 총재는 자기 발로 검찰에 가서 구속시켜달라고 했던 '차떼기' 범죄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며 "'차떼기' 잔금을 얼마나 보관하고 있는지, 이번 출마 비용을 '차떼기' 잔금으로 충당하는 것은 아닌지 등의 여러 의혹에 대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 측 장동훈 대변인은 "좌파정권의 종식이니 구국의 결단이니 하는 온갖 명분을 내걸더라도 '노욕'의 '대통령병' 환자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며 "지난 대선에서 '차떼기', '세풍', '병풍' 등 온갖 부정부패 관련 유행어를 탄생시킨 부패정당의 구시대인물이 일시적 지지율 상승에 현혹되어 또 다시 국민심판을 받겠다니 참으로 국민을 우습게 여기는 오만한 판단"이라고 맹비난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 측 박용진 대변인도 "이 전 총재는 2002년 불법 대선자금의 핵심책임자로 출마선언 이전에 불법 대선자금에 대한 법적·정치적·도적적 책임을 먼저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도 같은날 박형준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우리는 이 전 총재를 믿는다"면서 "이 전 총재께서 5년 전 '눈물의 은퇴 선언'을 하신 약속을 굳건히 지켜주실 것임을, 5년 전 본인이 당했던 정치공작을 온 몸으로 막아주실 것임을, 법과 원칙대로 살아오신 것처럼 '대의'를 선택하실 것임을, 두 번이나 패배의 눈물을 흘렸던 당원과 지지자들의 눈물을 닦아주실 것임을, 이 땅에 정의와 순리가 살아 있음을 몸소 보여주실 것임을, 한나라당의 통합과 정권 교체를 위해 앞장서주실 것임을 믿는다"고 호소했다.

    또한 한나라당 이방호 사무총장은 지난 1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 전 총재 출마와 관련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지난 2002년 대선자금 비리와 관련된 용처를 모두 밝히고 국민에게 지은 죄를 사면 받아야 한다"고 비난했었다.

    한편, 이 전 총재는 7일 오후 2시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을 통해 보수세력 결집과 좌파정권 종식을 위해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재 측 이흥주 특보는 "이 전 총재가 '그동안 장고를 거듭해서 결론을 정리했다'면서 기자회견 준비를 지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