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회창 전 후보가 느닷없이 대선출마 선언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한나라당 사무총장 이방호 의원은 또 느닷없이 대선자금 잔금과 최병렬 수첩을 언급하였다. 무슨 엉뚱한 발언인가 하고 의아해 하였지만 내용은 무시무시한 것인 것 같다.

    수첩을 가지고 있다는 당사자 최병렬 전 대표는 수첩공개 여부는 자신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이회창 특보 이흥주는 “대선자금은 한나라당의 원죄이자 당 소속 국회의원 및 당직자 모두의 책임이고 죄”라면서 “이 전 총재가 대국민 사과도 서너 차례 했고, 검찰에 자진 출두해서 강도높은 조사도 자청해 받은 상황에서 그게 무슨 이회창의 걸림돌이고 족쇄냐, 말이 안된다”고 말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흥주 특보의 발언은 참으로 무책임하고 교활한 책임전가다. 그러나 오늘 이흥주 특보의 발언에 대해 논평하고 싶지는 않다. 이 발언을 듣고 누구나 느끼는 바가 있을 것이고 아마 그 느낌이 일치할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문제와 관련한 최병렬 전 대표의 발언은 무시하고 넘어갈 수가 없는 것이다. 최 전 대표는 지난 5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에 들어온 돈 중 154억원이 남아 있었다. 그런데 그 돈이 다시 이 전 총재의 측근 서정우 변호사에게로 나갔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나라당은 불법대선자금으로 인해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았고 열린우리당이 거대여당으로 부상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 불법자금 중 154억이 이회창 측근에게 넘어갔다는 것이다. 이 돈이 이회창 개인의 돈은 분명 아니다. 불법자금이 남아 있었다면 당연히 국고로 귀속되었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을 숨겨놓고 있다가 이회창 진영에서 찾아갔다는 것은 부도덕의 극치다.

    ‘대쪽’으로 알려진 이회창, 두 아들 모두 군대에 보내지 않아 이미 그 이미지는 거품이 되었지만, 이번 불법대선자금 잔금 154억원을 개인이 가져갔다면 이것은 그가 대쪽이 아니라 대도(大盜)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회창은 이 자금에 대해 해명하여야 한다.

    <객원칼럼니스트의 칼럼내용은 뉴데일리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