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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30일 사설 "정부 내 법질서 바로세우기 반대세력 있다"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재직 시절 추진했던 ‘원칙의 그물망짜기’운동 등 법과 원칙을 강조한 방침들을 정부 전반에 확산시키려 했지만 ‘신공안정국 조성’이 아니냐는 등 강력한 반발에 부닥쳐 채택되지 못했다.” 김성호 전 법무부장관이 29일 법조언론인클럽 주최 ‘기업규제완화와 법률문화’ 특강에서 이같이 말하고 “재임기간이 짧았을 수도 있지만 다른 견해나 이념을 가진 쪽의 반발과 저항이 근본원인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김 전 법무의 지난해 8월30일 ‘국민·원칙·열정’ 세 화두 취임사를 되돌아보며, 올 9월3일 퇴임까지 제58대 법무장관이 법과 원칙이 밀려나게 하는 권부(權府)를 걱정하기에 이른 점을 주목한다. 법무부가 바로 ‘정의부(正義部)’인 만큼 노무현 정부의 정체성이 사회 정의를 흔들어왔다는 우리의 인식과 맥락을 같이 하기 때문이다. 노 정부는 그렇게도 자주 법과 원칙을 강조하며, 특히 ‘불법 시위 무관용(제로 톨러런스)’을 외쳐왔다. 그러나 다른 사람 아닌, 김 전 법무가 자신의 범정부적 정책 제안이 좌절된 대표적 사례를 불법집회 대응책 마련 과정이었다고 밝히면서 “불법 집단행동이 나오면 즉시 진압하고 배후세력을 철저히 수사하는 게 원칙인데 공권력 동원이 구시대적 행태가 아니냐는 생각을 갖고 있거나 이념적으로 시위자들과 생각이 닿아있는 자들이 있었다”고 털어놓은 것이다.
권부 일각이 불법시위자의 인식과 행동을 같이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법필벌(不法必罰)은 구두선에 그칠 수밖에 없다. 더욱이 김 전 법무는 “장관과 대통령 사이에도 보고 대상이 있지 않으냐”고까지 말했다. 우리는 법과 원칙이 불법과 변칙에 밀려온 실정(失政)은 권부 핵심의 태생적이고 구조적 한계 때문임을 김 전 법무의 ‘증언’을 통해서도 거듭 확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