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은 자유민주국가다. 자유민주국가란 각 개인이 권리와 의무의 주체란 것을 의미하며 개인적 능력과 선택에 따라 자신의 운명을 개척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다 더 근본적인 사회구성의 원리는 바로 자유다. 각 개인은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판단에 따라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때 한국 사회에 연좌제라는 것이 관행적으로 실시된 적이 있다. 부모나 인척 중 공산주의자가 있거나 월북한 자가 있다면 그 사람은 공직에 취임하는 것이 어려웠다. 이런 관행은 자유민주사회의 개인책임원칙에 반하는 것이다. 그래서 오래 전에 이미 연좌제는 사라졌다. 그러나 연좌제가 시행되던 시절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이 대한민국에 대해 서운한 마음을 가졌다거나 또는 심하게 적개심을 가지게 된 것도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런 전근대적 관행으로 인해 고통받은 사람들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위로하여야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건국과정과 발전과정에서 공산주의자들이 저지른 반국가적 활동과 국가를 적대적 세력으로부터 보호해야한다는 당위성에 비추어 본다면 설사 그 관행의 피해자라고 하더라도 그 사정을 이해할 수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이 자유를 최고의 가치로 보호하는 자유민주국가이기에 지금은 이들이 오히려 사회의 주류세력으로 부상할 수 있었다. 이들은 자유민주주의의 최대의 수혜자가 된 것이다.

    아마 그 최대의 수혜자가 아마 노무현 대통령 부부가 아닌가 한다. 대한민국이 자유민주국가가 아니었다면 연좌제보다도 더 혹독한 연대책임을 이들 부부는 졌어야 할 것이다. 만약에 이들 부부가 북한에서 태어나 ‘반동분자’의 아들과 딸로 태어났었다면 아마 이들은 공부할 기회도 가지지 못하였을 것이며 더구나 공직에 취임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들이 겪었어야 할 평균적 운명은 아마 정치범 수용소에서 기본적 생존권도 보장받지 못하는 비참한 생활을 견뎌야 하는 절박한 것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자유민주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이들은 당당히 대통령이 되고 영부인이 되었다. 이들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체제가 제공하는 기회균등과 사회정의 원칙의 최대의 수혜자다. 이들의 성공담이야말로 대한민국이 북한의 공산군사독재체제에 비해 훨씬 더 인간적이며 정의로우며 행복을 보장하는 사회라는 것을 증명하는 증거다.

    그렇다면 이들 부부가 만약에 평양에 간다면 당연히 대한민국의 정치체제의 우월성, 도덕적 우위, 성공의 역사를 당당하게 대표하는 여행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노무현의 평양방문은 그러한 여행이 아니라 북한의 군사독재자에게 굴종하는 굴욕적인 방문이다. 노무현은 김정일에게 어떤 선물을 주어야 하는지 고심하다가 결국 NLL 무력화와 평화선언이란 것을 선택하였다. 그런데 이것은 대한민국을 적법하게 또 자랑스럽게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헌법을 위반한 것이며 대한민국을 독재자에 굴종하는 비굴한 국가로 비하시키는 짓이다.

    그렇다면 북한의 군사독재자 김정일은 이들 부부의 평양방문에 대해 이들이 당당하게 대한민국을 대표한다고 보는 것이 아니라 공산주의자의 아들딸로서 김정일에게 충성심을 표현하기 위해 방문한 것으로 치부할 것이다. 김정일이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그러한 모양새가 존재한다는 것이 문제다.

    그러한 굴욕적인 모양새가 존재한다면 적극적으로 그것을 부정하든가 아니면 아예 그러한 모양새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 적극적으로 부정하는 방법은 김정일에게 당당하게 접근하는 것이다. 한민족을 대표하는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의 수장으로서 김정일에게 핵무기를 포기하고 북한 동포의 인권을 보장하고 모든 적대적 행위를 중단할 경우, 또는 북한의 공산군사독재체제를 민주적 정부로 일대 개혁을 한다면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식의 당당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러나 노무현의 이번 평양방문은 그러하지 못하다. 오히려 굴종적이다.

    그렇다면 평양에는 가지 않는 것이 순리다. 대한민국의 대통령 부부로서 당당하게 나설 자신이 없다면 최소한 그러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이것이 최소한의 의무다. 제대로 정신이 박힌 사람이라면 하지 않을 일을 하는 것을 옳지 못하다. 이번 노무현 김정일의 평양회담은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치욕적인 회담으로 기록될 것이다. 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국가에 대한 책임감이나 의무감을 가지고 있다면 이번 평양회담은 취소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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