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1일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서 노무현이 축사를 하였는데, 이 축사를 보면 노무현이 얼마나 비뚤어지고 반민주적 언론관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우선 그는 언론기관을 적과 동지로 구분한다. 그래서 적에게는 탄압을 동지에게는 지원을 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그의 특정 신문에 대한 탄압이 바로 그의 적과 동지의 구분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가 언론을 권력기관으로 보는 근거도 말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언론의 역할과 특정 언론인 또는 특정 언론기관의 소유주를 구별하지 못하는 그야말로 단순한 일반화에 불과하였다. 언론은 민주주의의 핵이다. 그러나 특정 언론인이나 소유주 중에는 부당한 행위를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 두 가지를 구별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아둔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것은 이번 한나라당 경선을 통해 나타난 ‘한 방에 날아간다’는 식의 발상의 진원지가 어디인지 추측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였다는 사실이다. 노무현은 과거에는 위장전입이나 부동산 투기가 언론에 발표되면 총리도 장관도 다 떨어졌는데 이번에는 언론기관이 다른 곳에 정신이 팔려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헤치지 않아 별 효과가 없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

    결국 사전에 이명박에 대해 철저히 공안기관을 통해 조사하였고 그 결과 위장전입이나 도곡동 땅 차명 의혹만 언론에 흘리면 언론이 알아서 이것을 파헤쳐 이명박을 낙마시킬 수 있고 또 그렇게 했어야 마땅한데 언론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불평을 말한 것이다. 이 발언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노무현이 한 방에 날아가는 전략에 대해 알고 있었거나 그렇게 지시하였을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박근혜 캠프에서 이 전략을 끈질기게 실행하였으니 박캠프와 여권이 공조하고 있었다는 우리의 의심이 옳았다는 것이 이 기회를 통해서도 다시 확인된다. 그렇다면 여권에서 한나라당 경선에서는 위장전입 의혹이나 도곡동 땅 차명 의혹만 흘리면 이명박이 낙마할 것이란 것을 예상하고 있었고, 이 전략을 실시하는 차원에서 검찰의 중간수사발표가 있었으며, 박캠프 역시 이 시나리오에 따라 끈질기에 네거티브 공세를 펼쳤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그런데 아마 노무현의 심기가 나빠진 것은 그 한 방 전략이 먹혀들지 않았고 그 배경에 이 의혹을 부풀려 보도하거나 또는 끈질기게 추적하지 않은 언론이 있다고 보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적도 동지도 모두 자신을 배신한 것으로 보는 것 같다. 회심의 한 방 전략이 먹혀들지 않았으니 얼마나 마음이 불편했을지 짐작이 간다.

    노무현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우리는 노무현의 얼마나 더 많은 비밀을 그의 입을 통해서 알게 될지 알 수 없다. 그 때마다 놀라지 않도록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 두어야 할 것 같다.

    <객원칼럼니스트의 칼럼 내용은 뉴데일리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