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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감정과 지역대결구도는 한국정치 발전에 있어 하나의 장애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사실은 한국의 지역감정은 긍정적인 면이 크다고 할 정도로 그리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 왜냐하면 지역감정이 고조되었던 시기에도 영호남이 갈라서자는 말은 없었고 하나의 헌법 아래 하나의 선거법으로 국회와 정부를 구성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정치가 앞으로도 계속 지역구도에 머무르는 것은 좋지 않다. 그런데 지금이 어쩌면 영호남통합의 좋은 기회가 아닌가 또 다시 생각하게 된다.
얼마 전 한화갑 민주당 대표가 ‘민족’보다 ‘동맹’을 선택한다고 하였을 때 나는 이 기회가 이념이 탈색된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통합할 좋을 기회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던 중 한화갑 대표가 정치활동을 못하게 되면서 이를 무척 안타깝게 생각하였다. 그런데 새로 들어선 박상천 대표의 노선을 보니 또 다시 이번 기회에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통합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박상천 민주당 대표는 여권 통합과 관련하여 국정 실패 책임자, 좌파 성향 인사, 친노인사 배제 기준을 내세웠다. 이 중 특히 눈에 띄는 기준은 좌파성향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민주당의 색깔이 적어도 빨갛지는 않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사실 호남이라고 하여 자유애국세력이 없으란 법이 없다. 다 같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가? 그렇다면 한나라당과 이념에서 다른 것이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이제 이념 중심으로 서로 뭉쳐 대한민국을 발전시킬 새로운 통합세력을 구축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한나라당 내에서는 굳이 자유애국의 길을 버리고 친북좌파의 길로 가자고 하는 일부 세력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심지어 이번 경선규칙 파동 때 일부 한나라당 인사는 당을 분열시켜 열린우리당과 합작하자는 안을 내놓았다는 소문도 있어 아연실색케 한다. 한나라당과 이념을 달리하는 사람들은 자유선택의 길이 열려 있으니 자신의 이념적 성향에 맞는 정당을 택하면 된다. 굳이 한나라당을 깨려고 하는 것은 결국 이적행위를 저지르고야 말겠다는 어떤 공작정치를 연상케 한다.
이 때에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자유애국세력으로 통합된다면 새로운 선진조국을 건설하는 큰 힘이 될 것을 확신한다. 정치원로들이나 정치권에서 활동하는 분들은 이 점을 염두에 두고 큰 정치를 해볼 것을 권한다. 쪼짠한 일들에 신경쓰지 말고 대국적 견지에서 영호남이 단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살려보기 바란다.
마침 이인제 의원이 민주당으로 입당하였다. 이인제 의원의 이념적 성향도 좌파는 아니다. 이인제 의원이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나선다면, 한나라당의 대선후보와 또 다시 경선을 통하여 통합하는 과정을 밟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한번 도전해볼만한 구도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