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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에 대해 야당들은 25일 한목소리로 “알맹이 빠진 공허한 연두회견”이었다고 평가절하했다.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혹시나가 이번에도 역시나였다”며 “이렇다 할 알맹이가 없고 국민에게 허전함만 주는 공허한 회견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의 신년연설과 신년기자회견은 국정 전반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 국민에게 희망을 주어야 한다”면서 “오늘 회견은 남은 기대마저 포기해야 할 정도로 내용이 전혀 없어 오히려 절망을 안겨줬다”고 폄훼했다.
이 대변인은 “국민이 진정으로 느끼고 있는 고통, 불안과 분노에 대해 노 대통령은 전혀 문제의 핵심을 인식하지도 못하고 있음이 입증됐다”며 “노 대통령은 오늘 회견에서 국민과 야당, 언론에 대한 네 탓 정신으로 일관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노 대통령이 국정부재는 말할 것도 없고 자신감이 취임초기에 비해 떨어졌고 여러 가지로 염려와 우려를 남겨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노 대통령이 이번 신년회견을 통해 증세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데 대해 “다행스럽다”며 “야당이 주장했던 감세정책의 타당성을 따져보자는 것은 오히려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방선거 관련 불법 행위를 근절하겠다고 했는데 노 대통령은 자신이 소속된 열린우리당이 당비를 명목으로 노인들의 생활비를 갈취하고 공무원을 동원해 유령당원을 모집한 것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먼저 했어야 설득력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책임의식이 결여되고 고민의 흔적도 엿보이지 않는다”며 “본질회피로 일관한 나머지 알맹이가 없어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한 연두회견이었다”고 일갈했다.
그는 “양극화 해결의 답도 내놓지 않고 증세 감세 논란만 언급한 것은 이 정권하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며 “가락국수를 시켰는데 맹물국수가 나와서 젓가락도 필요 없이 맹물국수를 훌훌 마신 기분이 든다”고 씁쓸해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양극화 문제 해소를 위한 조세개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임에도 지방선거를 의식해 이런 문제를 피해가려 하는 태도를 보여 실망”이라며 “노 대통령이 지방선거 때문에 양극화 문제 등을 다 포기한 모습을 보여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이미 밝혔던 캐나다 멀로니 총리의 예를 보더라도 이른바 ‘미래구상’은 눈앞의 단기 이익이나 선거 승리보다 더 중요하고, 멀리 바라보아야 하는 것”이라며 “지방선거 전까지 국민들은 사회양극화 해소의 희망도 갖지 말고 미래구상에 대한 대통령의 구상도 들을 수 없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국민중심당 이규진 대변인은 “대통령이 증세, 감세를 놓고 논란을 촉발시키는 것은 국가 경제를 위해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노 대통령이 지난번 신년연설에서 양극화 해소를 위한 재원마련을 강조해 놓고 오늘은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은 국민을 혼란에 빠뜨린다”고 비판했다. 그는 “참여정부는 약속한 7% 경제성장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에 대해 먼저 국민들에게 설득력있는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며 “민생문제를 먼저 생각하라”고 충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