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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움이 트레이드마크인 박근혜, 불도저처럼 단도직입적인 이명박, 첨단과학기술의 선두주자 노리는 손학규’, 유머와 재치 만점 강재섭,
2007년 대선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나가고 있는 한나라당내 대권주자 ‘빅4’인 박근혜 대표, 이명박 서울특별시장, 손학규 경기도지사, 강재섭 전 원내대표. 대권주자로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이들의 경쟁은 차별화에서부터 시작된다.
한나라당의 정권 창출을 위해 대선까지 공정한 경쟁을 다짐하는 이들이지만 자신의 색깔을 확실히 드러내기 위한 치열한 경쟁도 이어진다.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있었던 맹형규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모인 ‘빅4’의 축사를 통해서도 이들의 ‘사인사색(四人四色)’이 드러났다.
톤 변화 없는 얌전한 어투의 '양가집 규수형' 박근혜
이날 오후 한나라당 사학법 무효투쟁의 춘천 장외집회 일정이 잡혀 있어 가장 먼저 단상에 오른 박 대표는 목소리 톤 변화 없는 특유의 조용한 어투로 맹 의원의 장점에 대해 부드럽게 설명했다. 박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참석한 것을 보면서 맹 의원이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며 “의정활동 때문에 책 읽기도 힘든데 어떻게 시간을 내 책까지 냈는지 존경스럽다. 축하한다”고 운을 뗐다.
박 대표는 “맹 의원하면 ‘부드럽다, 신사적이다’는 말이 떠오른다”며 “진정한 매력은 부드러움 속에 있는 소신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출중한 능력이 아닌가 한다”고 칭찬했다. 그는 “정책위의장을 맡았을 때 손발을 맞춰 봤다. 많은 일을 해 한나라당이 정책정당, 수권 정당으로 거듭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칭찬했다.
그는 또 “맹 의원이 책 제목처럼 상큼하고 신선한 정치인으로 지친 국민들에게 활력이 되고 한나라당과 나라 발전을 위해 큰 역할을 해 줄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번 출판기념회에 오신 분들이 맹 의원의 든든한 동반자가 돼 달라. 맹 의원이 힘찬 전진을 하는 데 밑거름이 되길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군살없는 단도직입형 이명박
박 대표가 우회적으로 말한다면 이 시장은 군살을 붙이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하고자하는 말을 분명히 하는 스타일이다. 이날 출판기념회 축사에서도 이 시장의 이런 연설 스타일은 여지없이 드러났다.
박 대표 다음으로 단상에 오른 이 시장은 일선 광역단체장으로서 선거법 위반 시비에도 불구하고 “다음 서울시장은 꼭 한나라당 후보가 돼야 한다”고 자신의 의견을 직설적으로 나타냈다. 이 시장은 그러나 당내에서 맹 의장이 ‘친박(親朴)’으로 분류되는 것을 고려한 듯 서울시장 재목으로 맹 의장을 칭찬하기보다 한나라당 후보가 서울시장이 돼야 함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내 임기 중에 나를 쫓아낼 생각은 아니죠”라는 유머로 축사를 시작한 이 시장은 “한나라당에 인재가 많다”며 “훌륭한 인재들이 서울시를 위해 일한다는 결의를 보이고 있는 것에 개인적으로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맹 의원이 지역구인 송파구 발전을 위해 나를 많이 귀찮게 했다”며 “그 덕분에 송파구가 서울에서 살기 좋은 동네가 됐다. 때맞춰 계획하고 실천한 맹 의원에게 송파구민들은 고맙게 생각해야 한다”고 칭찬했다.
그는 “한나라당 후보가 다음 서울시장이 안된다면 4년 동안 내가 아무리 잘 했어도 그 의미가 상실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꼭 승리해야 한다”며 “얼마 남지 않았다. 떠나는 날까지 열심히 하겠다. 그러니 한나라당에서 서울 시장 자리를 이어받을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또 “선거법 위반일 수 있다고 해서 얘기 안하려고 했는데 선거법 위반은 나중 문제이고 맹 의원이 팔을 걷고 나온 만큼 용기와 격려를 보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유머와 재치로 무장한 강재섭
박 대표와 이 시장이 ‘부드러움’과 ‘카리스마’로 밀어붙였다면 강 전 원내대표는 ‘유머’와 시의 적절한 비유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세 번째 주자로 단상에 오른 강 전 원내대표는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장관 등 지도자는 인물이 짜증스럽지 않고 훤해야 국민들이 용기를 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앞으로 우리나라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등은 맹 의원처럼 편안하고 인물이 훤한 분이 되길 바란다”고 말해 연설 시작부터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이어 “따뜻한 지도자가 나왔으면 하는 것이 국민들의 바람”이라며 “맹 의원의 인품이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봄바람이 두터운 외투를 벗기는 것과 같다”고 칭찬했다.
그는 “맹 의원은 내가 원내대표 때 정책위의장을 맡아 한나라당을 정책정당으로 만들고 지지율을 40%대까지 끌어올렸다”며 “한나라당이 좌우에 치우치지 않고 중도보수로 나가기 위해서는 맹 의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맹 의원에 대한 ‘칭찬’으로 참석자들의 반응이 뜨거워지자 강 전 원내대표는 “맹 의원만 칭찬하면 내 인기도 덩달아 오를 것 같다”는 농으로 출판기념회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그는 이어 맹 의원을 자전에세이 ‘비타민 M’을 지적하며 “비타민이 몸에는 없어 외부에서 넣어줘야 하는 것처럼 서울시에 필요한 비타민을 넣어 줄 분이 바로 맹 의원”이라고 덧붙였다.
강 전 원내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사회를 보던 한선교 의원은 “강 전 원내대표는 돈을 받고 연설을 해야 한다”며 “또 YTN ‘돌발영상’에 나오겠다”고 말했다.
손학규, 최첨단 시대에 걸맞게 동영상으로 승부
위의 세 명이 자신만의 화법으로 차별화를 꾀했다면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경기도를 첨단과학기술의 선두주자로 만들겠다는 포부에 걸맞게 ‘영상’으로 축사를 보내왔다. 개인 일정상 참석하지 못한 대신에 직접 동영상을 찍어 보내온 것이다.
손 지사는 “정치인 생활 10년 만에 자기 자신을 털어 놓는 책의 출판기념회를 갖는다는 것은 값지고 뜻 깊은 것”이라며 “흐뭇하고 좋은 소식 보내줘서 감사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상식이 곧 국민의 생각이다. 국민의 목소리를 좇아 국민 속으로 들어가는 실천을 해야 한다”며 “맹 의원이 있었기에 한나라당이 우리 사회 곳곳의 어려움에 대해 고민하는 정책정당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시대는 상식이 통하는 따뜻한 보수를 꿈꾸고 있다”며 “한나라당에 맹 의원이 있는 것이 자랑스럽고 행복하다. 이루고자 하는 뜻을 반드시 이루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