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립학교법 무효를 위한 장외투쟁 나흘째를 맞은 16일 한나라당의 표정에는 다시 한 번 비장감이 감돌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4시 30분으로 예정된 대규모 촛불집회를 앞두고 장외투쟁에 대한 좋지 않은 여론을 반전시키기 위해 전의를 불태웠다.

    한나라당은 ‘사학법 원천무효 및 우리아이지키기 운동 범국민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의원총회를 열고 소속 의원들뿐 아니라 당 사무처 당직자와 의원 보좌진들에게까지 총동원령을 내리며 “원내대표단에 체크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또한 공식적으로 표출되기 시작한 장외투쟁에 대한 당내 ‘불만’이 야심차게 준비한 이번 촛불집회에 찬물을 끼얹지나 않을까 우려하며 철저하게 집안단속을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강재섭 “우리끼리 타이어에 바람 빼면 안 된다. 전진하자”

    강재섭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행정행위’와 ‘정치행위’를 비교하며 한나라당에는 사학법 무효투쟁을 위해 앞만 보고 질주하는 ‘정치행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강 원내대표는 “행정행위를 할 때는 여러 가지를 따져서 빈틈없이 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정치행위는 어떤 집단이나 개개인의 정치인이 옳다고 믿는 방향이 서면 강하게 나가 뜻이 관철되게 하는 것”이라며 “여러 가지 따지고 좌고우면할 필요 없다. 전진해야 한다”고 의원들을 독려했다.

    강 원내대표는 또 “원내대표 등이 산적한 의사일정을 고민하고 있으므로 다른 의원들은 그런 것을 걱정할 필요 없다”며 “고도의 정치행위를 하는데 뜻을 모아 줘야 한다”고 당내에서 일고 있는 ‘회의론’을 경계했다.

    그는 장외투쟁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나선 원희룡 최고위원 등을 겨냥, “자동차가 전진해 나가는데 우리끼리 타이어에 바람을 뺀다든지 유리알 등으로 펑크 내면 안 된다”며 “옳다고 하는 일을 하는 것이기에 (자동차가) 굴러가게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여당이 이런 법(사학법)을 통과시켜 놓고 한나라당 보고 지지율 떨어지는 무모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겉으로는 기세 올리는 척 하지만 회오리바람은 석 달 정도 밖에 가지 않는다”며 “한나라당의 뜻이 무엇인지 역사에 남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사학법에 대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반대했다, 이런 것을 역사에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정치행위”라며 “오늘이 그중 가장 중요한 날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정치력과 의지를 담아 한번 해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원 보좌진 당직자 총동원령, “원내대표단에서 체크하겠다”

    임태희 원내수석부대표는 “원내대표실에서 그동안 거리집회 있을 때와 국회의장실 농성 상황 시간대별로 다 체크하고 있었다”며 “이런 저런 이유로 사정상 참석하지 못하는 의원들이 많았는데 오후 행사에는 개별 상황과 관계없이 다 참석시켜야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고 소속 의원들을 압박했다.

    임 수석부대표는 “오후 행사는 한명도 빠짐없이 참석할 수 있도록 직접 연락하겠다”며 “늘 참석하는 의원만 참석하고 그렇지 않은 의원은 빠지는 일 없도록 해야 한다. 전원 참석하도록 하겠으니 그 점 염두에 두고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교육위 간사 이군현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이론 무장을 위해 사학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과 문제점을 브리핑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사학법 자체가 문제가 아주 많다”며 “열린당이 습작 수준에서 진보세력들의 이야기만 듣고 현행법에서 맘에 안 드는 것을 그어버리고 지배세력 교체를 위해 넣고 싶은 것을 넣은 것”이라고 폄훼했다.

    국회의장실 점거 농성으로 원내투쟁도 병행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지금까지 일부 상임위 소속 의원들을 4개조로 편성해 진행한 의장실 점거농성을 전 의원을 대상으로 8개조편성으로 확대해 소속 의원 전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촛불집회를 갖고 사학법 국회통과의 부당함을 알릴 계획이다. 이번 집회에는 한나라당 의원들뿐만 아니라 서울․경기 지역 당원, 학부모단체, 사학단체 등도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