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지법 "도주·증거 인멸 우려"검찰, 반복 복행·증거인멸 정황 제시
  • ▲ 김창민 영화감독 상해치사 사건 피의자(가운데)가 4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출석을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창민 영화감독 상해치사 사건 피의자(가운데)가 4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출석을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창민 영화감독을 집단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2명이 사건 발생 약 6개월 만에 구속됐다. 경찰 단계에서 두 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됐지만 검찰의 보완 수사 끝에 법원이 세 번째 영장 청구를 받아들였다.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오덕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4일 상해치사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모(31) 씨와 임모(31)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씨와 임 씨는 지난해 10월 20일 오전 1시쯤 경기 구리시 수택동의 한 24시간 음식점 앞에서 감 감독을 집단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김 감독은 중증 발달장애가 있는 아들과 함께 식당을 찾았다가 다른 손님들과 소음 문제로 시비가 붙었고 이 과정에서 폭행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폭행 장면은 식당 안팎 CCTV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피의자들이 단순 폭행 수준을 넘어 반복적이고 강한 물리력을 행사했다고 보고 있다. 영장 청구서에는 임 씨가 이른바 '백초크'로 김 감독을 기절시킨 뒤, 의식을 회복하고 밖으로 나온 피해자를 이 씨가 넘어뜨려 재차 폭행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임 씨가 피해자를 골목으로 끌고 가는 과정에서도 추가 폭행이 이어졌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법의학 감정 결과 역시 반복적인 외력에 의한 뇌 손상과 사망 간 인과관계가 인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통화 녹음에 "죽이겠다는 생각으로 폭행했다"는 취지의 대화 내용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향후 혐의를 상해치사에서 살인으로 변경할 가능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피의자들의 증거인멸 정황도 구속 사유로 제시됐다. 검찰은 이 씨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삭제하고 본인 명의 휴대전화를 해지한 사실을 확인했다. 임 씨가 식당 CCTV 삭제를 시도한 정황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치장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해 공유하거나 유족과 참고인에 대한 적대적 발언을 한 정황도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10시께 검찰 호송차를 타고 법원에 도착한 이 씨와 임 씨는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취재진 앞에 섰다. "살해 의도를 갖고 폭행했느냐" "유족에게 할 말이 없느냐" 등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법정으로 향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김 감독의 부친도 참석했다. 그는 "피해자 가족들의 감정을 고려해 정당한 판결이 내려지길 바란다"며 "사건 이후 지금까지 사과나 합의 시도조차 없었다"고 호소했다.

    김 감독은 사건 직후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같은 해 11월 7일 뇌사 판정을 받았다. 이후 장기기증을 통해 4명에게 새 생명을 나눈 뒤 숨졌다.

    앞서 사건 초기 수사를 맡은 경찰은 피의자 1명만 특정해 중상해 혐의를 적용했으나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로 영장이 반려됐다. 이후 추가 피의자를 입건해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재차 신청했지만 법원은 주거 일정성과 증거인멸 우려 부족 등을 이유로 기각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전담수사팀을 꾸려 압수수색과 디지털 포렌식, 장시간 피의자 조사 등을 거쳐 지난달 28일 세 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