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행 사건 공소기각 후 1년9개월 만에 재개곽상도 측 "공소권 남용 논리 흐려질 우려"
  • ▲ '50억 클럽' 의혹과 관련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에게 50억원(세후 25억원)을 지급받고, 이를 화천대유에서 근무했던 아들의 성과급처럼 꾸민 혐의를 받는 곽상도 국민의힘 전 의원이 지난 2월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상윤 기자
    ▲ '50억 클럽' 의혹과 관련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에게 50억원(세후 25억원)을 지급받고, 이를 화천대유에서 근무했던 아들의 성과급처럼 꾸민 혐의를 받는 곽상도 국민의힘 전 의원이 지난 2월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상윤 기자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항소심이 1년 9개월 만에 재개됐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승한)는 14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곽 전 의원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의 항소심 4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에 앞서 검찰과 피고인 양측의 의견을 듣고 입증 계획 등을 세우는 절차다.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으나 곽 전 의원은 이날 법정에 출석했다.

    곽 전 의원 측은 이날 검찰의 후행 기소와 남욱 변호사 진술 회유 의혹을 문제 삼으며 혐의를 거듭 부인했다.

    재판에서는 재판부 변경에 따른 절차 갱신과 향후 증거조사 계획, 별도로 진행된 범죄수익은닉 사건과의 병합 여부가 논의됐다.

    앞서 곽 전 의원이 1심에서 뇌물 혐의 무죄를 선고받은 뒤 검찰은 아들 병채씨에게 지급된 50억 원을 범죄수익으로 보고 곽 전 의원 부자와 김 씨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추가 기소 사건의 1심 결론을 지켜보겠다며 심리를 중단했다. 이후 별도로 진행된 범죄수익은닉 사건 1심에서 지난 2월 곽 전 의원 사건은 이중기소를 이유로 공소기각됐고 함께 기소된 병채씨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날 재판의 주요 쟁점은 후행 사건 병합 여부였다. 김씨 측은 재판 효율성을 이유로 병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곽 전 의원과 남 변호사 측은 반대했다.

    곽 전 의원은 "검사들이 무책임하게 기소한 게 자료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곽 전 의원 측 변호인 역시 "후행 사건 판결의 핵심 요지는 공소권 남용"이라며 "병합하면 공소권 남용 논리가 흩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재판부는 검찰과 피고인 측 의견을 검토한 뒤 병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곽 전 의원은 남 변호사의 진술 신빙성도 문제 삼으며 "검찰이 남 변호사에 대해 추가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는 대신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주며 기존 진술을 번복하도록 회유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검찰의 회유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다행"이라며 "남 변호사 진술은 증거능력이 없다는 사정을 감안해 재판이 진행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남 변호사 측도 검찰이 제출한 일부 증거를 문제 삼았다. 남 변호사 측 변호인은 통화 내용 등 증거 자료와 관련해 "단순한 오류가 아니라 증거를 조작한 정황이 있다"며 검찰 측의 설명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의 핵심 쟁점에 대한 명확한 입증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건의 핵심은 알선수재와 뇌물의 대가성 합의 여부"라며 "돈을 받은 주체가 곽 전 의원인지 아들 병채씨인지 공동으로 받은 것인지에 대한 입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곽 전 의원은 2021년 4월 김씨로부터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던 아들 병채씨의 퇴직금 및 상여금 명목으로 50억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2023년 2월 곽 전 의원의 뇌물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남 변호사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5000만 원을 받은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벌금 800만 원과 추징금 5000만 원을 선고했다.

    한편 항소심 재판부는 오는 6월 2일 다음 공판준비기일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