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김태우 첫 프로듀서 참여 작품…송일국·오만석·원종환 등 출연6월 21일까지 대학로 NOL 유니플렉스 1관서 초연
  • ▲ 뮤지컬 '헤이그' 공연 사진.ⓒ젬스톤이앤엠·글림아티스트
    ▲ 뮤지컬 '헤이그' 공연 사진.ⓒ젬스톤이앤엠·글림아티스트
    "내가 살해돼도 나를 위해서 아무런 신경을 쓰지 마라. 너희들은 특명을 다하라. 대한제국의 독립주권을 찾아라." 고종의 특명을 받고 헤이그로 파견된 이위종·이상설이 로이터통신과 한 인터뷰 내용의 일부다. '대한제국 대표사절단'이란 인터뷰에서 이들은 이를 "황제의 마지막 전언"이라고 했다. 당시 독일 일간지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로이터 통신 인터뷰를 실었다. 1907년 7월 25일자다.

    120년 전 낯선 타국 땅 네덜란드에서 울려 퍼졌던 헤이그 특사의 절규가 2026년 대학로 무대 위에서 재현된다. 대한제국의 운명을 짊어지고 만국평화회의장으로 향했던 세 특사의 긴박했던 여정을 그린 뮤지컬 '헤이그'가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NOL 유니플렉스 1관에서 초연의 막을 올렸다.

    이번 공연은 2017년 첫 쇼케이스 이후 약 10년이라는 긴 개발 과정을 거쳐 완성됐다. 박지혜 연출은 "헤이그 특사는 역사적으로 회의장 문을 열지 못했다는 점에서 실패로 기록되곤 하지만, 결코 실패가 아니다"며 "그들의 문 두드림이 있었기에 1945년 광복이 가능했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뮤지컬은 김도희 작가의 텍스트를 기반으로 김보영 작곡가의 음악이 어우러져 열차 안이라는 한정적 공간과 네덜란드·대한제국를 오가는 무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서사를 담는다. 실존 인물인 이준·이상설·이위종 외에도 법관을 꿈꾸는 나정우, 작가 나선우, 여성 독립운동가 홍채경 등 가상 인물을 배치해 당시 민초들의 독립 열망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특히 그룹 god의 김태우가 프로듀서로 변신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뮤지컬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김태우 PD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을 하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며 "가수와는 전혀 다른 뮤지컬만의 '약속의 언어'를 이해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역사적 사실을 재해석하는 작업에 큰 기대를 품고 참여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 ▲ 뮤지컬 '헤이그' 무대 사진.ⓒ젬스톤이앤엠·글림아티스트
    ▲ 뮤지컬 '헤이그' 무대 사진.ⓒ젬스톤이앤엠·글림아티스트
    무대 메커니즘 역시 눈길을 사로잡는다. 영화 '부산행', 넷플릭스 '경성크리처' 등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더만타스토리가 참여해 특사들이 건넜던 시공간을 선명한 영상 특수효과(VFX)와 CG로 구현하며 관객들을 1907년의 열차 안으로 초대한다.

    출연진의 면면도 화려하다. 특사단을 이끄는 리더 '이상설' 역에 송일국·오만석·원종환, 조선 최초의 검사 '이준' 역 유승현·이시강·임준혁, 열차 식당칸 직원으로 위장한 통역관 '이위종' 역에는 이호석·이주순·금준현이 출연한다. '나정우' 역에 강찬·강승식·이세은, 정우의 형 '나선우' 역 조상웅·윤은오·김태오, 특사들을 돕는 '홍채경' 역은 효은·송다혜·주다온이 맡는다.

    독립운동가 김좌진 장군의 외증손자인 송일국은 "아직 동북공정과 역사왜곡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우리 국민은 역사에 대해 제대로 배우고 잘 알고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넘버가 어려워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외증조부의 후손이기에 이 역할을 맡는 것은 당연한 숙명"이라고 남다른 각오를 드러냈다.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고민도 깊었다. 오만석은 "실존 인물이 왜곡되지 않으면서도 픽션이 가미된 극의 구조가 역사적 사실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원종환 역시 "독립운동가를 어떻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계속 고민하고 있다. 역사를 해치지 않고 연기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헤이그'는 6월 21일까지 대학로 NOL 유니플렉스 1관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