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상황, 후반 시작과 함께 랑닉 오스트리아 감독 오른쪽 변화 시도라이트백 포슈 투입, 선제골 기점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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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명보 한국 감독이 랑닉 감독과 지략대결에서 패배했다.ⓒ연합뉴스 제공
감독의 역량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비엔나 에른스트 하펠 스타디온에서 오스트리아와 평가전에서 0-1로 패배했다.이번 패배로 한국은 지난 코트디부아르전 0-4 대패에 이어 2연패로 이번 유럽 원정을 마무리 지었다. 2경기 동안 1골도 넣지 못했다.코트디부아르전 대패를 반전하기 위해 홍 감독은 선발 8명을 바꿨다. 손흥민, 이강인, 이재성 등 핵심 자원들이 선발로 출전했다. 또 홍 감독은 스리백을 유지했다. 코트디부아르전 4실점 재앙을 스리백으로 만회하겠다는 의지였다.홍 감독의 상대는 세계적 '명장' 중 하나로 꼽히는 랄프 랑닉 감독이다. 압박 축구의 선구자로 불리는 인물. 그는 호펜하임, 샬케, 라이프치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을 거친 후 2022년부터 오스트리아를 지도하고 있다.두 감독의 지략 대결. 전반은 팽팽했다.두 팀 모두 적극적인 압박으로 서로를 겨눴다. 한국도 최전방에 있는 손흥민, 이강인, 이재성까지 모두 압박에 가담하며 오스트리아가 힘을 쓰지 못하도록 했다.전방 압박은 무승부. 두 팀 모두 이렇다 할 위협적인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대등한 압박과 대등한 경기력을 선보인 두 팀. 전반은 0-0으로 끝났다.후반 시작과 함께 두 팀의 운명은 갈렸다.홍 감독은 전반 경기력에 만족했던 것일까. 후반 시작과 함께 홍 감독은 선수 교체를 단행하지 않았다. 현상 유지에 몰두했다.랑닉 감독은 달랐다. 0-0 무승부, 같은 상황이었지만 랑닉 감독은 변화를 시도했다. 이대도 간다면 우위를 잡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승기를 잡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했고, 그 변화는 통했다. 제대로 통했다.랑닉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오른쪽'에 변화를 줬다.전반 오스트리아의 오른쪽에 문제점이 있다고 파악한 것이다. 오른쪽이 여의찮으니 전체적인 경기력에서도 한국을 압도하지 못했다. 한국의 왼쪽을 더욱 적극적으로 공격하겠다는 의중이 담겨 있었다.변화의 핵심은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된 라이트백 슈테판 포슈였다. 오른쪽 윙어인 패트릭 빔머를 대신해 그라운드에 들어갔다.그가 투입되자 전반에 라이트백 역할을 한 콘라트 라이머의 위치가 올라갔다. 공격적 성향의 라이머를 더욱 공격적으로 활용하겠다는 포석이 깔렸다. 포슈 역시 공격에 적극 가담하며 한국의 왼쪽을 공략했다.단 한 명 변화로 경기 전체게 큰 변화를 일으켰다.포슈가 투입된 지 3분 만에 한국의 왼쪽은 허물어졌고, 오스트리아는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다.포슈가 기점 역할을 했다. 오른쪽에서 포슈는 위쪽으로 패스를 넣었고, 이를 크리스토프 바움가르트너가 다시 위쪽으로 밀어줬다. 이 패스를 받은 크라서 슐라거가 아크 오른쪽에서 문전으로 패스를 올렸고, 마르셀 자비처가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 지었다.한국의 왼쪽을 공략한 오스트리아의 오른쪽 공격 흐름이 승부를 결정지은 것이다.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또 한국의 약점을 파악해 변화를 준 랑닉 감독, 현상 유지에 만족한 홍 감독. 두 감독의 '결정적 차이'였다. -
- ▲ 랑닉 오스트리아 감독은 한국전에서 내용과 결과, 그리고 실험까지 모두 가져갔다.ⓒ연합뉴스 제공
이후에도 두 감독의 지략 대결은 랑닉 감독의 승리로 끝났다. 후반은 오스트리아가 완벽한 우위를 점했다. 핵심은 압박의 차이였다.전반에 잘됐던 한국의 압박은 후반 활력을 잃었다. 힘이 부치는 모습을 드러냈다. 그렇게 전투적으로 압박을 하는 건 좋지만, 이런 압박을 90분 동안 할 수 없다. 이를 시도하는 선수들은 당연히 지친다. 후반 들어 한국의 압박 강도가 낮아진 이유다.반면 오스트리아는 90분 내내 일관적인 압박 강도를 보여줬다. 한국은 그 압박에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고, 결국 1골도 넣지 못했다. 랑닉 감독이 괜히 압박 축구의 창시자라고 불리는 게 아니다. 압박도 무턱대고 하는 게 아니다. 효율적인 압박, 90분 내내 유지할 수 있는 압박이 있다. 그걸 랑닉 감독이 보여줬다.홍 감독은 실점을 한 후, 후반 18분이 돼서야 교체 자원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랑닉 감독이 이미 선수를 쳤고, 홍 감독은 한발 늦었다.랑닉 감독은 승리를 확신했는지, 후반 32분 오스트리아는 무려 5명의 선수를 교체하며 변화를 시도했다. 오스트리아 선발로 나선 11명이 모두 바뀌었다. 부상을 당해 출전히 불투명했던 간판 수비수 다비드 알라바도 그라운드에 섰다. 실전 감각을 점검한 것이다.랑닉 감독은 내용과 결과, 그리고 실험까지 모두 가져갔다. 홍 감독은 그 중 단 하나도 가져오지 못했다.그러나 홍 감독은 만족감을 표현했다.경기 후 그는 "정신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선수들이 과정을 극복하는데 훌륭한 모습을 보였다. 좋은 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했다. 이기지는 못했지만, 과정에서 훌륭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스리백에 대해서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오스트리아는 전술적으로 굉장히 잘 갖춰져 있는 팀이다. 우리 중앙 수비수들과 풀백들이 엇갈리면서 전방으로 나와 상대를 마크한 부분에서 충분히 잘 됐다. 선수들이 많이 성장한 걸 볼 수 있었던 경기"라고 자화자찬했다.승장의 여유인가. 랑닉 감독은 한국 대표팀을 치켜세우는 데 집중했다.그는 "전반전에는 한국이 잘했다. 진짜 공간이 없었다. 후반에는 깊게 침투할 수 있었고, 득점도 했다. 어려웠던 경기를 잘 끝냈다는 생각이 든다. 후반전에서 우리 선수들이 더 많은 에너지를 보여줬다. 직전 가나전과 달리 정말로 이기기 어려웠다"고 밝혔다.이어 그는 "오늘 한국은 코트디부아르전보다 훨씬 잘했다. 오늘처럼 경기하면 한국은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서도 좋은 기회를 많이 얻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칭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