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제 독립기구 근간 무너뜨리는 위험한 선례"
  • ▲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천영식) 추천안이 재적 296인, 총 투표수 249표, 가 116표, 부 124표, 기권 9표 득표율 46.59%로 부결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항의하는 모습. ⓒ뉴시스
    ▲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천영식) 추천안이 재적 296인, 총 투표수 249표, 가 116표, 부 124표, 기권 9표 득표율 46.59%로 부결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항의하는 모습. ⓒ뉴시스
    국민의힘이 추천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천영식 상임위원 후보자 추천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부결된 가운데 '자유언론국민연합'이 "국회 스스로가 스스로의 권위를 허무는 자해 행위"라고 비판했다.

    자유언론국민연합은 27일 성명서를 통해 "여야 합의 정신을 짓밟은 방미통위 상임위원 부결은 자유민주주의의 뿌리를 흔드는 폭거"라고 밝혔다.

    이어 "국회는 힘을 겨루는 전장이 아니라 헌정질서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며 "그런데 국회가 야당 추천 방미통위 상임위원 후보를 부결시킨 것은 단순한 인사 부적격 판단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제도 설계의 취지를 정면으로 부정한 행위이며 합의제 독립기구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위험한 선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송·미디어·통신 정책을 다루는 기구는 권력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며 "여야가 각각 추천권을 행사하도록 구조를 만들었다. 이는 특정 정파의 이익을 위한 배분이 아니라 권력이 스스로를 절제하기 위한 헌정적 장치"라고 강조했다.

    자유언론연합은 "그럼에도 다수의 힘으로 상대 추천 몫을 봉쇄한다면 이는 제도를 통해 권력을 분산시키려는 민주적 설계를 사실상 무력화하는 것"이라며 "오늘은 방미통위일지 모르나 내일은 또 다른 독립기구가 같은 운명을 맞을 수 있다. 이러한 전례는 대한민국의 합의제 민주주의를 형해화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합의로 구성하도록 한 기구를 다수의 의석으로 일방 처리하는 것은 정치적 선택이 아니라 제도 파괴다. 이는 국회 스스로가 스스로의 권위를 허무는 자해 행위와 다르지 않다"며 "다수는 지배의 권리가 아니라 절제의 의무다. 다수는 상대를 제거하는 힘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스스로를 정당화하는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유민주주의는 다름을 포용할 때 숨 쉬며 반대 의견을 제도 안에 두어야 건강하게 작동한다"며 "상대를 제도 밖으로 밀어내는 순간, 민주주의는 껍데기만 남는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방미통위가 애초 취지대로 여야 합의 정신에 따라 균형 있게 재구성하고 다수의 힘으로 상대 추천권을 봉쇄하는 선례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