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부스 줄고 기조연설도 빠져 … 체감 경쟁력 약화'투톱' 삼성바이오·셀트리온 불참 … 기업들은 글로벌 무대로글로벌 행사 집중 흐름 속 국내 행사 역할 재정립 필요산업 트렌드 발맞추려면 실질적 협력·성과 창출 중요
  • ▲ 지난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 개막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바이오코리아
    ▲ 지난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 개막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바이오코리아
    "올해는 기조연설이 없네요. 매년 관심도가 줄어드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바이오코리아 현장에서 만난 한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이달 28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바이오코리아는 국내 최대 바이오헬스 산업 컨벤션을 표방한다. 2006년 시작해 올해로 21회를 맞았고 여전히 수백 개 기업과 수십 개국이 참여하는 대형 행사다. 겉으로 보면 '대표 행사'라는 타이틀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확연히 달랐다.

    올해 전시 참여 기업은 299개사, 부스는 364개로 지난해(323개사·429개 부스) 대비 모두 줄었다. 참가 기업 수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실제 볼거리와 체감 밀도는 낮아진 셈이다. 현장에서는 "행사가 커졌다고 하는데 예전만큼 볼 게 없다"는 반응이 반복됐다.

    특히 올해는 기조연설마저 부재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기업 CEO가 참여해 바이오 산업의 방향성을 제시하며 행사의 상징적 역할을 했지만 올해는 이를 대체할 메세지가 보이지 않았다. 개막과 동시에 이번 행사의 존재감도 함께 흐릿해지고 말았다.

    주최 측은 비즈니스 파트너링을 강화하며 구조 전환을 시도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파트너링 부스는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방향에는 공감한다. 다만 업계에서는 만남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지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이 지점에서 기업들의 선택은 냉정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들은 이번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등 기술수출을 통해 글로벌에서 존재감을 키운 기업들도 만나보기 어려웠다. 

    이들은 글로벌 행사나 일부 국내 포럼에는 선택적으로 참석하고 있다. 국내 행사를 외면해서라기보다는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무대를 선별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국내 무대에서 기술을 알리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파트너링과 사업화가 우선순위로 자리 잡은 흐름이다.

    여기에 정부의 관심도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행사에는 보건복지부 장관과 차관이 모두 불참했다. 과거 개막날 장·차관이 직접 참석해 바이오산업에 대한 성장과 지원을 강조하던 모습과 비교하면 무게감이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바이오코리아는 2년 연속 '혁신'을 주제로 내걸었다. 그러나 현장의 시선은 냉정하다. 반복되는 구성, 제한적인 딜 성과, 그리고 점점 옅어지는 존재감이 겹치면서 행사의 위상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이 행사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충청북도가 공동 주최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행사 운영에는 국민 세금이 투입된다. 단순한 전시를 넘어 산업에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해야 할 책임이 따르는 구조다.

    물론 최근 바이오 산업 전반의 투자 심리 위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기업들이 더 신중해진 만큼 참여할 행사 역시 더 엄격하게 선별되고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행사의 역할은 더 중요해진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산업을 연결하고 기회를 만들어내는 플랫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연간 기술수출 규모는 20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국내 바이오 산업은 느리지만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제는 그 성장을 담아낼 무대가 필요하다. 국내 최대라는 이름에 걸맞게 바이오코리아가 다시 산업의 중심 무대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