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헌금·업무추진비 유용 등 의혹만 13개경찰, 주변 수사 속도전에도…金 소환 '아직'소환 지체되자 '봐주기식 시간 끌기' 지적도
  • ▲ 김병기 무소속 의원. ⓒ이종현 기자
    ▲ 김병기 무소속 의원. ⓒ이종현 기자
    경찰이 각종 비위 의혹에 연루된 김병기 무소속 의원 수사에 착수한 지 한 달이 지났다. 경찰은 김 의원 관련 주변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핵심 피의자인 김 의원에 대한 소환이 지연되면서 수사가 미진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6일 오전 10시부터 국회 사무처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김 의원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의 국회 출입 기록을 확인하기 위해 강제 수사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경찰은 김 의원 사건과 연루된 관계자들의 진술과 물증 등을 확보하며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과 강제 수사를 진행하는 등 속도전에 나섰지만, 김 의원에 대한 소환은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주변인에 대한 조사가 선행돼야 김 의원을 소환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난 2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김 의원과) 관련해 여러 건이 들어왔고 고발인이 많아 필요한 조사를 해야 한다"라며 "고발 관련 조사가 끝나야 피의자를 부를 수 있다"라고 말했다.
  • ▲ 김병기 무소속 의원. ⓒ뉴데일리 DB
    ▲ 김병기 무소속 의원. ⓒ뉴데일리 DB
    ◆ 각종 비위 의혹만 13건 …  고발 사건 29건 달해

    김 의원은 ▲1억 공천헌금 묵인 ▲2020년 총선 당시 불법 정치자금 수수 ▲동작구의회 업무추진비 유용 등 각종 의혹에 휩싸여 있다. 현재 김 의원을 둘러싼 의혹은 13개이며, 고발 사건은 29개에 이른다.

    김 의원은 '1억 공천헌금' 의혹과 관련해 강선우 무소속 의원의 금품 수수 의혹을 인지하고도 이를 묵인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해당 논란은 지난해 12월 김 의원과 강 의원 간 통화 녹취록이 공개되며 불거졌다.

    녹취록에는 강 의원이 김 의원에게 "김 전 시의원으로부터 1억 원을 받았다"는 취지로 말하자, 김 의원이 "돈에 대한 얘기를 들은 이상 제가 도와드려서도 안 된다"라고 답하는 내용이 담겼다. 김 의원은 당시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를 맡았다.

    김 의원은 지난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전 동작구 구의원 김모씨와 전모씨에게 3000만 원의 금품을 수수한 뒤 3~5개월 만에 반환한 의혹도 받는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의 배우자 이모씨와 이지희 전 동작구의회 부의장이 관여했다고 알려졌다.

    김 의원 부부는 2022년 서울 영등포구와 동작구 일대 시장에서 조진희 전 동작구의회 부의장의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도 받는다. 또 2024년에는 이 전 부의장의 법인카드도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의원은 2024년 말 차남 김 씨를 가상자산 관련 회사에 입사시키기 위해 빗썸과 두나무 양측에 김 씨의 취업을 청탁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김 씨는 지난해 1월 빗썸에 취업했다.

    이외에도 김 의원은 지난해 9월 국회 국정감사 직전 박대준 전 쿠팡 대표와 안병기 대외협력총괄부사장 등 쿠팡 고위직 관계자들과 서울 여의도 소재의 한 호텔에서 고가 식사를 대접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 전문가 "의혹 당사자 신속히 조사해야"

    경찰은 지난 3~4일 김 의원 차남 취업 청탁 의혹과 관련해 빗썸 관계자 2명과 이석우 전 두나무 대표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지난달 29일 김 의원 쿠팡 고가 식사 접대 의혹과 관련해 쿠팡 본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지난달 21일에는 김 의원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 이 부의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소환해 조사했다. 또 지난달 22일에는 이씨를 업무상 횡령, 뇌물수수 등 혐의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외에도 지난달 14일에는 김 의원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 김 의원의 전 보좌관인 김모, 이모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김 의원의 각종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8명, 참고인 25명을 소환·조사했다.

    이렇듯 경찰은 김 의원에 대한 관련 사건이 다수이고 고발인과 참고인이 많은 만큼 혐의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소환 조사가 지체될 수록 혐의점에 대한 정확한 수사가 어려워 자칫 '봐주기 수사'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조상규 법무법인 로하나 변호사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현재 각종 비위 의혹을 받는 김 의원의 경우 빠르게 조사를 해야 혐의점에 대한 정확한 수사가 가능하다"라며 "김 의원의 소환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 대해 수사기관의 봐주기식 시간 끌기가 아닌지 의심이 든다"라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김 의원의 1억 공천헌금 사건 묵인 의혹 역시 통상적으로 주변의 공범을 먼저 조사하고 이후 당사자를 조사하는데, 강 의원 소환이 먼저 이뤄진 것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라고 밝혔다.

    이웅혁 건국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이 거물급 정치인에 대한 수사를 주저하는 모습은 비판적으로 봐야 한다"라며 "김 의원 비위 의혹 관련 수사가 이미 상당히 지연된 만큼 전날 이뤄진 강 의원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점으로 김 의원 수사 역시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