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금융시장 건전한 거래 질서 교란"알선해준 前부하직원들도 징역형
  • 메리츠증권에 재직하면서 알게 된 미공개 부동산 정보를 이용해 다른 금융기관에서 가족회사 명의로 1000억원대 불법 대출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임원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부장판사 오세용)는 지난 16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증재·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박모 전 메리츠증권 전무에게 징역 8년과 벌금 10억 원을 선고했다.

    박씨로부터 대가를 받고 대출을 알선한 혐의(특경법상 수재·업무상 배임)로 기소된 전직 메리츠증권 직원 김모씨에게는 징역 5년과 벌금 5억 원, 추징금 4억6000여만 원, 이모씨에게는 징역 5년과 벌금 4억 원, 추징금 3억8000여만 원이 각각 선고됐다.

    재판부는 "박씨는 부하 직원들의 지위를 이용해 대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 경제적 이득을 취했다"며 "범죄 수익을 배분할 때는 부하 직원의 가족들을 허위 직원으로 등재해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송금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씨의 범행은 금융회사 임직원의 청렴성과 직무 집행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크게 훼손하고 금융시장의 건전한 거래 질서를 교란하는 범죄"라며 "범행이 매우 중대한데도 범행 전부를 부인하며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메리츠증권에서 일하던 2014년 초 가족 명의로 부동산 투자회사를 세운 뒤 같은해 10월부터 2017년 9월까지 부하 직원 김·이씨의 알선으로 다른 금융기관에서 1186억 원을 대출받은 혐의를 받는다.

    박씨는 끌어들인 자금을 가족회사를 통해 부동산 11건을 취득·임대하고, 이를 통해 거액의 매매 차익을 거두는 등 부동산 투자에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