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검·석궁까지 확대된 총포화약법 규제규제 강화됐지만 활은 여전히 규제 밖반복되는 사고 속 규제 필요성 대두"작동 방식 아닌 위험성에 따른 규제 필요" 지적
  • ▲ 지난 2024년 7월 29일 은평구 소재 아파트 단지에서 이웃 주민에게 일본도를 휘둘러 살해한 30대 남성 백모씨가 같은해 8월 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살인 혐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 지난 2024년 7월 29일 은평구 소재 아파트 단지에서 이웃 주민에게 일본도를 휘둘러 살해한 30대 남성 백모씨가 같은해 8월 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살인 혐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최근 '충북 화살 사건'으로 현행 총포·도검 규제 등 허술한 무기류 관리 실태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관련 제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총포·도검 규제는 나름 대로 강화됐지만 대인 살상력을 갖춘 활과 컴파운드 보우(기계식 활) 등 일부 무기류가 여전히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26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 8일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총포화약법)'과 하위법령(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시행했다. 해당 개정안에는 총포·도검·화약류·분사기·전기충격기 등과 관련된 안전관리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도검류에 대한 소지·관리 규제가 대폭 강화된 데 있다. 기존에는 총포 소지 허가 신청자에게만 정신질환이나 성격장애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 제출이 요구됐으나 이제는 도검류·석궁 소지 허가를 신청할 때도 해당 서류 제출이 의무화됐다.

    그동안 총포에만 적용되던 소지 허가 갱신 제도도 도검류·석궁으로 확대됐다. 이제는 도검이나 석궁 소지 허가를 받는 경우도 허가일로부터 3년마다 갱신 절차를 거쳐야 한다.

    소지 허가 결격 사유 역시 강화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일반 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에 대한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해당 유예기간 중인 경우를 새 결격 사유로 포함했다. 특정범죄 유형에는 스토킹 범죄가 추가됐고 결격 기간도 늘었다.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을 경우 결격 기간은 5년에서 10년으로 확대됐으며 벌금형이나 금고 이상의 형에 대한 집행유예를 받은 경우도 5년에서 7년으로 증가했다.

    ◆ 총포·도검 중심 개정…살상력 갖춘 활 등은 여전히 규제 밖

    하지만 이번 개정안이 기존에 무기류로 분류돼 있는 총포·도검류 중심으로 설계된 관계로 유사한 살상력을 지닌 일부 무기류들은 여전히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대표적으로 활과 컴파운드 보우 등은 아직 스포츠·레저용 장비로 분류돼 별도의 허가나 관리 규정이 없는 상태다.

    앞서 충북 청주에서는 지난 7일 오후 11시40분께 20대 A씨와 B씨가 상당구 청소년광장에서 반려견과 함께 산책 중이던 50대 여성 주변으로 양궁 화살을 쐈다가 특수폭행 혐의로 처벌을 받았다.

    이들은 온라인에서 구입한 활의 성능을 시험해보기 위해 대로변에서 화살을 쏜 것으로 드러났다.

    다행히 이들이 쏜 화살이 행인 앞에 떨어지면서 인명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누구든 쉽게 해당 활을 구입해 언제든 인명 살상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경기 양평에서도 지난해 10월 중순 50대 남성 C씨가 용문면의 한 농가 주택에서 컴파운드 보우로 고양이에게 화살을 쐈다가 동물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당시 C씨가 쏜 화살은 고양이 몸을 관통했고 고양이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C씨는 경찰 조사에서 "컴파운드 보우로 연습 중에 일어난 일로 고의성은 없었다"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 ▲ 지난 7일 충북 청주 청소년 광장에서 산책하던 50대 여성 인근으로 양궁 화살이 날아왔다. ⓒ뉴시스
    ▲ 지난 7일 충북 청주 청소년 광장에서 산책하던 50대 여성 인근으로 양궁 화살이 날아왔다. ⓒ뉴시스
    ◆ 작동 방식 기준 규제 한계…위험도에 따른 규제 장치 필요

    문제는 이처럼 위력이 상당한 활과 컴파운드 보우가 화약이나 가스를 사용하지 않고 인력이나 장력을 이용해 화살을 발사하는 방식이라는 이유로 총포화약법상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총포화약법이 개정됐음에도 일부 장비는 여전히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지적한다.

    이웅혁 건국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작동 방식 차이로 일부 장비가 규제 대상이 아닌 것은 문제"라며 "장비 전반에 대한 포괄적 규정을 정해 규제를 해야 한다. 새로운 장비는 계속 출시 되지만 법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영식 서원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살상력이 있다고 해서 전부 동일하게 규제하는 것이 힘든 것은 사실"이라며 "장비의 목적과 위해 위험성에 따라 분류해 규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활의 경우는 지금까지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무기다. 이처럼 일상 안전에 위해를 줄 수 있는 장비들은 전문가들의 검토를 통해 규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2024년 발생한 '은평구 일본도 살인사건'이 계기가 돼 총포·도검류 규제 관리가 강화되긴 했으나 여전히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현재 활에 대한 운반이나 사용부분에 대해 제한을 두고 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나 벌칙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