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그린란드 야욕에 '美-나토 혈맹' 최대 위기유럽, 공동대응 논의 예정…주요국 온도차저성잔·재정난 시달리는 유럽국가들, 美없인 방위비 고민
  • ▲ 유럽연합(EU) 깃발. 출처=로이터ⓒ연합뉴스
    ▲ 유럽연합(EU) 깃발. 출처=로이터ⓒ연합뉴스
    그린란드를 차지하고 말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유럽과의 '80년 혈맹'까지 흔드는 지경에 이르자 유럽에서는 강경론과 신중론이 엇갈리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은 전 유럽 차원에서 미국에 대한 경제 보복까지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반면, 영국은 일단은 외교적 대응이 우선이라는 쪽이다.

    19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유럽 각국 지도자들은 이번 주 벨기에 브뤼셀에서 머리를 맞대고 그린란드 문제와 미국발(發) 관세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유럽 차원에서 미국의 도발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전날 엑스(X, 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미국의) 관세 위협은 용납될 수 없고, 만약 이러한 위협이 확인된다면 유럽인들은 단합되고 공조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르스 클링바일 독일 재무장관도 미국의 대유럽 관세 카드에 "우리는 협박당하지 않을 것"이라며 유럽 차원의 대응을 시사했다.

    앞서 다수 외신은 마크롱 대통령이 유럽 차원에서 미국에 대해 일명 '무역 바주카포'라 불리는 통상위협대응조치(ACI) 발동을 공식 추진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ACI는 유럽연합(EU)이나 그 회원국을 경제적으로 위협하는 제3국에 대해 서비스·외국인 직접투자·금융시장·공공 조달·지식재산권 등의 무역을 제한하는 조치다.

    반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외교적 해법을 우선하겠다는 신중론에 무게를 실었다.

    스타머 총리는 "결론적으로 우리는 유럽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그리고 미국과 같은 동맹국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며 "우리는 대화의 장을 열어두고, 국제법을 지킬 것"이라고 빍혔다.

    그러면서 "이런 순간에는 언제나 보여주기식 행동을 하려는 사람들이 있고, 그건 이해할 만한 본능이지만, 효과적이지 않다"면서 "정치인들에게는 만족감을 줄지 몰라도 전 세계에 걸쳐 우리가 쌓아가는 관계에 일자리와 생계, 그리고 안전이 달려 있는 노동자들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WSJ는 실제로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여전히 미국과 '값비싼 이혼'을 피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저성장과 재정난에 시달리는 유럽 국가들의 입장에서는 미국과의 무역·투자를 축소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고,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을 대체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일부 전문들 역시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현재도 '역사상 가장 긴밀하고 깊은 관계'라고 평가하며, 과거에도 양측이 여러 차례 위기를 극복해 왔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매튜 크로닉은 "몇 주 안에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 양측 모두 대립을 통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중심주의가 이어지면 유럽과의 관계는 결국 파국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미국에 대한 유럽 내 여론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국제 싱크탱크 유럽외교협의회(ECFR)가 지난해 11월 시행한 조사에서 유럽인의 16%만이 미국을 '가치관을 공유하는 동맹국'으로 인식했다. 이는 2024년(21%) 대비 5%P 떨어진 수치다.

    특히 유럽에서 미국과 가장 가까운 동맹국으로 꼽히는 영국에서 '미국을 동맹국으로 본다'는 응답은 1년 사이 37%에서 25%로 12%P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