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고용 둔화·구인 급감…美 노동시장 ‘속도 조절’ 신호뉴욕증시, 고점 행진 멈춤…자금은 주식에서 채권으로美, 베네수 원유 제재 집행 과정서 러 유조선 나포
  • ▲ 미국 해안경비대가 7일(현지시각) 나포한 러시아 국적 유조선. 출처=AFPⓒ연합뉴스
    ▲ 미국 해안경비대가 7일(현지시각) 나포한 러시아 국적 유조선. 출처=AFPⓒ연합뉴스
    미국 시장에서 경기 둔화 신호와 지정학적 긴장이 동시에 부상하고 있다. 민간고용과 구인 지표가 눈에 띄게 식어가는 가운데, 미국이 베네수엘라 원유 거래와 연계된 러시아 국적 유조선을 나포하면서 미러 간 신경전이 격화되는 조짐이다.

    시장의 시선은 다시 미국 노동시장과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통화정책으로 쏠리고 있다.

    7일(현지시각)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 가까이 밀리며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약세로 돌아섰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만 소폭 상승했지만, 연초 기록해온 사상 최고치 행진은 분명 속도를 늦췄다.

    금융과 에너지 업종이 동반 약세를 보이면서 지수 하락을 주도했고, 시장 전반에는 관망 심리가 확산됐다.

    주식시장의 열기가 식는 동안 자금은 채권시장으로 이동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1%대 초반으로 내려앉으며 국채 가격 상승이 나타났다.

    미국 서비스업 경기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확장됐다는 지표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고용 흐름 둔화 신호가 채권 강세를 지지했다는 평가다.

    이날 발표된 미국 노동부의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구인 건수는 715만 건으로 전월(745만 건) 대비 줄어들며 1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수치로, 기업들의 채용 의지가 빠르게 식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에 민간 고용 흐름을 보여주는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 보고서에서도 12월 민간기업의 신규 고용이 4만1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시장의 기대를 밑돌았다. 해고가 급증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채용도 활발하지 않은 '정체된 노동시장' 국면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고용 둔화 조짐은 연준의 정책 경로에 대한 기대를 미세하게 바꾸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으며, 향후 금리 인하 시점과 속도는 노동시장 추가 지표에 달렸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경제 지표와 함께 시장을 압박한 또 다른 변수는 지정학적 리스크다. 미국은 이날 베네수엘라 원유 거래와 연계된 러시아 국적 유조선을 북대서양 공해상에서 나포했다.

    미국 법무부와 국토안보부와 국방부가 협력해 진행한 이번 작전은 제재 대상 원유를 운송해온 이른바 '그림자 선단'을 겨냥한 조치로, 영국도 작전에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는 이 선박이 허위 국기를 사용한 무국적 선박에 해당한다고 설명하며 제재 집행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반면 러시아는 공해상 항행의 자유를 침해한 불법 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러시아 외무부와 하원은 이번 나포를 국제법 위반이자 "21세기형 해적 행위"로 규정하며 외교적 대응을 예고했다.

    베네수엘라 원유를 둘러싼 미국의 압박 강화는 국제 유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공급 확대 가능성과 제재 불확실성이 동시에 반영되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이날 배럴당 57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한편,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급격히 꺾이는 단계는 아니지만 성장 모멘텀이 분명히 둔화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여기에 베네수엘라를 매개로 한 미러 간 긴장 고조가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당분간 투자자들의 관심은 곧 발표될 미국 고용보고서와 연준의 메시지, 그리고 제재 집행을 둘러싼 지정학적 흐름에 집중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