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군사 우위 보고서' 모의 전쟁 실험 결과미군, 비싸고 취약한 무기에 과도한 의존美, 무기 생산 능력 취약…中 사이버전도 우세국방비 1조달러 증액시 현명한 투자 필요
  • ▲ 미국 국방부 문장. 출처=APⓒ연합뉴스
    ▲ 미국 국방부 문장. 출처=APⓒ연합뉴스
    값비싸지만 취약한 무기 체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미군이 저렴하고 기술적으로 진보한 무기를 대량 배치해온 중국군과 충돌할 경우 매번 패배할 것이라고 미국 국방부가 자체 평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뉴시스는 뉴욕타임스(NYT)의 8일(현지시각) 보도를 인용해 미 국방부가 미국의 군사력을 종합 검토한 '군사 우위 보고서(오버매치 브리프)'에서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 작전평가국이 작성한 이 기밀 보고서에 따르면, 대만을 둘러싼 충돌에서 미군이 중국에 밀릴 것으로 미국 측은 판단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미국의 전투기, 대형 군함, 위성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 나열하는 한편 미군의 보급망 병목 지점을 지적했다.

    이와 별개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11월 중국을 상대로 실시한 전쟁 모의실험에서 "우리는 매번 진다"고 언급했다.

    이 보고서의 평가는 대만을 둘러싼 충돌을 넘어 미군 전체의 문제점을 드러낸다고 NYT는 짚었다.

    중국은 값싸고 기술적으로 진보한 무기를 대량으로 배치하는데, 미국은 비싸지만 취약한 무기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군의 또 다른 문제점은 값비싼 첨단 무기를 빠르게 대량 생산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올해 미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12일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전체 비축량 중 4분의 1을 소모했다.

    중국과의 전쟁을 가정할 경우 미국의 무기 재고에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중국은 미국 군사기지의 전력망과 통신 시스템, 수도 공급 등을 제어하는 컴퓨터 네트워크에 악성코드를 심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태평양 지역에서 위기가 발생할 경우 악성코드가 미군의 작전 수행 능력을 위협하고, 민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사이버 보안 당국은 중국이 심어놓은 악성코드를 제거하는데 고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자체 평가에 대해 NYT는 사설을 통해 "국제 질서와 자유세계의 안보를 뒷받침하기 위해선 여전히 미국의 군사력이 필요하다"며 미군의 변혁을 주문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026년 국방비를 1조 달러(약 1470조원)로 증액하려는 방침에 대해 "우리의 강점을 강화하기보다는 약점을 확대하는 데 낭비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재래식 무기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기 보다 현명한 투자를 해야한다는 취지의 제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