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대행 맡은 지 4개월여만檢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5일 만에 사퇴항소포기, 검찰-법무부-용산 책임 떠넘겨盧, 대장동 항소 포기 책임론 극복못한듯13년 만 檢 내부 반발로 사퇴한 총장성남시, 공수처에 정성호와 노만석 고발 조치
  • ▲ 노만석 검찰총장 권한대행. ⓒ이종현 기자
    ▲ 노만석 검찰총장 권한대행. ⓒ이종현 기자
    노만석 검찰총장 권한대행이 사의를 표명했다. 검찰의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항소 포기 이후 5일 만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항소 포기 사태에 대한 책임론이 대통령실까지 번지자 꼬리자르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2일 대검찰청 대변인실은 "오늘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사의를 표명했다"며 "자세한 입장은 퇴임식에서 밝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7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대장동 사건 피고인들에 대한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애초 중앙지검 수사·공판팀은 항소 의견을 법무부에 전달했지만, 검찰은 최종적으로 항소 포기 결정을 내렸다. 이에 정진우 중앙지검장이 사표를 내기도 했다.

    이후 검찰 내부에선 노 권한대행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강한 비판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노 권한대행은 지난 10일 대검찰청 과장들과 가진 비공개 면담 자리에서 사퇴 요구를 받은 뒤 "조금만 시간을 주면 정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그는 전날 돌연 연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고 이날 출근길에는 사퇴 여부를 묻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 검찰-법무부-대통령실,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서로 책임 떠넘겨

    앞서 노 권한대행은 항소 포기 배경에 대해 "법무부가 항소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며 몇 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는데 모두 항소 포기를 요구하는 내용이었다"며 사실상 윗선의 압박이 있었음을 시인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측은 항소 포기가 대통령실과 무관하고 입장을 낼 사안도 아니라며 관여 의혹을 일축한 상태다. 이진수 법무부 차관도 최근 법무부 소속 검사들에게 "대검에 항소를 포기하라고 한 적 없다. 대검이 알아서 정리한 것"이라고 개입설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 ▲ 정성호 법무부장관. ⓒ뉴데일리 DB
    ▲ 정성호 법무부장관. ⓒ뉴데일리 DB
    정성호 법무장관도 "이 차관 등에게 대장동 사건을 세 차례 보고받고 '신중하게, 종합적으로 판단하라'는 의견을 전달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서로 책임을 떠넘기려는 모양새다.

    법조계에선 항소 포기 사태 여파와 책임론이 용산에까지 번지자 노 권한대행이 책임을 지기 위해 '꼬리자르기식'으로 사의를 표한 것이 아니냔 해석이 나온다.  

    ◆ 노만석, 항소 포기 관련 피고발 이르러 … 정성호도 고발

    노 권한대행은 정 장관과 함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와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됐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이날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대한 성남시 대책'이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내고 고발 사실을 밝혔다.

    입장문엔 "검찰의 항소 포기 사태는 국가기관이 외압 때문에 제 의무를 하지 전형적인 국기문란이자 사법농단 국민 우롱 게이트"라며 "성남시는 응당 성남 시민과 국민에게 돌아가야 할 범죄수익금 단돈 1원도 결코 김만배 등 대장동 일당이 빼앗아 가지 못하도록 모든 필요한 조치를 성남 시민, 국민 여러분과 함께 차분하면서도 냉정하게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적혔다.

    한편 노 권한대행은 지난 2012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를 놓고 촉발된 한상대 검찰총장 사퇴 이후 13년 만에 검찰 내부 반발에 부딪혀 물러난 검찰 수장이 됐다.

    노 대행이 사퇴하면서 검찰은 '대행의 대행' 체제로 접어들 전망이다. 대검부장 중 선임인 차순길 기획조정부장이 노 대행 업무를 이어받아 총장 대행직을 맡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