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김만배 '3년 정도 감옥 있다 나갈 것' 말해" 재판서는 유동규 발언이라고 주장 백광현 "민주당의 '유동규·檢 유착' 음모론은 허구"
  • ▲ 유튜브 채널 '백브리핑' 운영자인 백광현 씨. ⓒ이종현 기자
    ▲ 유튜브 채널 '백브리핑' 운영자인 백광현 씨. ⓒ이종현 기자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1심에서 각각 징역 8년과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 남욱 변호사 간의 과거 통화 녹취록이 12일 새롭게 공개됐다. 두 사람은 대장동 사건 수사 초기, 이재명 대통령과 측근들, 대장동 핵심 인물인 김만배가 이미 재판 시나리오를 구상했다는 취지의 대화를 나눴다. 

    유튜브 채널 '백브리핑' 운영자이자 민주당 권리당원 출신 백광현 씨는 이 녹취를 공개하며 더불어민주당이 대장동 재판과 관련해 주장하는 '검찰의 무리한 기소와 수사' 프레임이 깨졌다고 주장했다. 

    백 씨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민주당 정치인들이 주장하는 '피고인 유동규와 수사 검사의 유착 음모론'의 근거 논리가 허구라는 증거"라며 "유동규가 '나는 3년만 감옥에 있다 나오면 된다고 했다'라는 범죄자 남욱의 말을 인용한 민주당은 이 녹음 내용을 잘 들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2009년부터 민주당 당원으로 활동하던 백 씨는 '이재명 대통령 저격수'로 불린다. 그는 2023년 3월 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맡던 시절 권리당원 325명을 대리해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대장동 사건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 대통령에 대해 민주당이 당대표직 유지 결정을 내리자 이에 반발한 것이다. 같은 해 12월 그는 민주당에서 제명당했다. 이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했던 법인카드 유용 의혹, 경기도 공무원 사적 지시 등 각종 폭로도 백씨가 주도했다. 

    이런 백 씨가 공개한 녹취에는 이미 대장동 사건을 염두에 둔 재판의 시나리오가 그려져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 담겼다.

    녹취록에서 유 전 본부장은 "그때 내가 잡혀오기 훨씬 이전부터 계획이 다 된 거야. 이거는"이라며 "이재명하고 정진상하고 김용하고 김만배하고 다 짜고"라고 말했다. 이에 남 변호사도 "그러니까 넷이 합의를 다 본 거야"라고 화답했다.

    남 변호사는 "그래서 얘네들이 이제 스토리를 어떻게 짰냐면 그때부터 시작해서 '(유동규) 형하고 나하고 유착했고 그래서 대장동 사업권을 나한테 주면서 천화동인 1호를 형이 받기로 했다' 이렇게 그림을 그린 거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전 본부장에게 "그래서 김만배가 계속 나한테 '(감옥에) 3년 정도 있다가 나갈 거다' 이런 얘기를 한 게 저쪽하고 교감이 있었던 거 같아"라며 "'3년만 참아라 뭐 대통령 임기 중에 빼주겠다' 이런 교감이 있었으니까 (김만배) 자긴 3년만 살 거란 얘기를 주변에 되게 많이 했거든"이라고 덧붙였다.

    백 씨는 녹취 속 대화가 이뤄진 시점이 지난 2023년 봄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이 이 대통령을 기소할 즈음이었다. 그런데 두 사람의 대화에서는 이 대통령을 비롯해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대장동 핵심인물 김만배씨가 이미 재판 스토리에 대해 합의를 했다는 취지의 이야기는 물론, 재판 관련한 형량까지 거론됐다. 

    정 전 실장과 김 전 실장은 이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불린다.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정 전 실장은 민간업자와 성남시를 잇는 핵심 가교다. 

    대장동 사건 1심 재판부는 재판부는 "김만배를 대표로 하는 민간 업자들을 선정해 주겠다는 정진상 등 성남시 수뇌부의 결정이 김만배의 사업 주도권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남욱이 유동규에게 준 뇌물 3억원 중 일부는 정진상과 김용(당시 성남시의원)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고 하기도 했다. 

    백 씨는 남 변호사가 언급한 '얘네들'에 대해선 "이재명, 정진상, 김용, 김만배 이 4명이 다 짜고 기획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이 비판하고 재수사를 촉구해야 할 대상은 대장동 사업으로 수천억 원의 이익을 먹게 된 김만배"라며 주장했다.

    이어 "감옥에 있는 남욱은 애초에 부당거래가 있었던 사람은 유동규가 아닌 김만배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남 변호사는 대장동 사건 재판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이 검사에 회유됐을 거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면서 "유동규가 출소 이후 저에게 '자기는 3년만 살면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이 발언을 인용하며 '검찰 회유설'을 주장했다.

    이에 백 씨는 "오늘 들려드린 녹음파일은 극히 일부"라며 "많은 실명이 등장하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이 많아 법률 검토를 마친 후 순서대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