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주최국 한국, 외교 무대서 존재감 '실종'盧 정부 부산 APEC 때보다 3국 공조 약화 우려북중러 결속 과시 속 '이재명표 실용외교' 시험대
-
- ▲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불과 3주 앞두고도 한미일 정상회담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이재명표 실용 외교'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27~29일 일본을 방문해 28일 신임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기로 일정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 방문은 31일 APEC 본행사 대신 29일 '당일치기' 또는 한국 측 요청에 따른 '짧은 1박 2일' 일정으로 조율되고 있어 한국의 외교 지위가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10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정상회담을 마친 뒤 29일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 경주로 이동해 이재명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이어 29일 또는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30일 오후 출국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이와는 대조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 사흘간 체류하며 새 일본 총리와 충분한 기간을 갖고 정상회담을 갖는다. 한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1박 2일 방한을 위해 조선소 시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지만, APEC 주최국으로서 상징성은 크게 제약받을 전망이다.이러한 한미일 자유주의 연대의 외교적 공백(diplomatic vacuum)은 북중러 반자유주의 핵보유 3국이 평양에서 결속을 과시하는 모습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인 10일('쌍십절') 기념행사에는 중국 리창 총리와 러시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안보회의 부의장,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잇달아 평양을 찾아 연대의 상징성을 드높였다. 김정은은 이날 밤 열병식에서 신무기를 공개하고 북중러 독재 연합의 결속력을 노골적으로 과시할 전망이다.반면 한미일 공조는 20년 전인 2005년 부산 APEC 때보다도 무게를 잃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005년 부산 APEC 당시 노무현·조지 W. 부시·고이즈미 준이치로 등 3국 정상은 연쇄 양자 회담을 통해 대북 공조와 동맹 협력 메시지를 공동 발표했다. 3국 정상들은 '하나의 공동체를 향한 도전과 변화'라는 주제 아래 안보와 경제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약속했다. 당시 상징적 수준에 머물렀던 한미일 공조 논의는 윤석열 정부 들어 2023년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통해 비로소 제도적 협력 단계로 발전한 바 있다.그러나 2025년 경주 APEC은 한국이 주최국임에도 국가 위상 제고를 담보하기 어렵게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지난 7월 말 한국이 약속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는 통상·안보 현안이 복합적으로 얽히며 난항을 겪고 있다.외교가 일각에서는 한미일 정상회담이 무산되면 정책 조정은 물론, 상징적 동맹 메시지마저 크게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2023년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3국이 정상회담 정례화와 합동 군사훈련 연례화에 합의하며 강화된 한미일 협력의 모멘텀이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물론 27일 APEC 정상주간 시작 전까지 한미일 회담 일정이 추가로 조율될 여지가 있지만, 구체적인 논의 진전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