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군 장성급 지휘관 회의서 연설"WOKE 청산하고 '전사 정신' 되살릴 것"내부 감사-다양성 프로그램 대대적 축소 예고"평화 원한다면 전쟁 대비해야…여군도 男과 같은 체력기준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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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미국 버지니아주 콴티코의 해병기지에서 전세계 미군 장성들을 대상으로 연설하고 있다. 250930 AP/뉴시스. ⓒ뉴시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30일(현지시각) 미군이 인종과 성 평등 같은 사회적 이슈가 아니라 전투력 강화에만 집중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기지에서 소집한 전군 지휘관 회의에서 "어리석고 무모한 정치 리더들이 나침반 방향을 잘못 잡았고 우린 우리 길을 잃었다"며 "우린 워크(WOKE)부가 됐지만, 더는 아니다"라고 말했다.워크는 원래 인종·성차별이나 사회적 정의에 대한 각성을 의미했지만, 이후 미국 사회에서 과도한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반발이 일면서 보수 진영은 워크를 진보적 가치와 정체성을 강요하는 행위라는 비판적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헤그세스 장관은 "우린 너무 많은 군 리더를 잘못된 이유로 진급시켰다. 그들의 인종이나 성별 할당, 이른바 역사상 '최초'를 위해 진급시켰다"고 주장했다.그는 "정치적으로 올바르고, 과도하게 세심하고, 누구에게도 마음의 상처를 주지 말라는 리더십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며 "전쟁부는 전사 정신(warrior ethos)으로 돌아간다"며 "각급에서 기준을 충족하고 직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하며 규율을 지키고 건강하고 훈련되지 않으면 당신은 아웃"이라고 경고했다.그는 이날부로 모든 병과의 기준을 "가장 높은 남성 기준"으로 복원하고 기본군사훈련을 강화하도록 지시하겠다고 밝혔다.또 모든 계급의 장병에게 매년 두 차례 PT(Physical Training·신체단련) 시험을 통과하고, 키와 몸무게 기준을 맞추며 매일 PT를 할 것을 지시했다.수염이나 긴 머리 등 군인에 어울리지 않는 풍모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그는 "솔직히 전투 대형이든, 어떤 대형이든 뚱뚱한 군인을 보는 게 지겹다. 펜타곤 복도에서 뚱뚱한 장군과 제독들을 보는 걸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그러면서 "간단히 말해서 여러분이 전투병과 남성의 신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PT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거나 면도하고 전문적인 외모를 가꾸고 싶지 않다면 새로운 자리나 직업을 찾을 때다"라고 말했다.그는 이런 조치가 여성의 군 복무를 막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면서 "전쟁은 당신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신경 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이어 "통합적이고 강력하며 치명적인 전쟁부를 구축하기 위해 전투 요원들을 높은 수준의 성별 중립적이고 타협 없는 기준이라는 목표로 이끌어가는 것은 유해하지 않다"면서 낮은 기준으로 부하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야말로 "유해한 리더십"이라고 주장했다.구체적으로 국방부의 감사관실과 평등 기회 프로그램을 축소할 것이라고 예고했다.그는 "더 이상 조심스럽게 행동하지 않아도 되는 정책"이라며 "우리 지휘관과 부사관들을 해방할 것이다. 더 이상의 경솔한 고발, 익명 고발, 반복 고발, 명예 훼손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군대 내 인종차별과 성희롱에 대해서는 "잘못됐고, 불법이다. 그런 종류의 위반 행위는 무자비하게 단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 ▲ 미국 버지니아주 콴티코의 해병기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있는 미군 고위급 장성들. 250930 AP/뉴시스. ⓒ뉴시스
그는 또 "'국방부'의 시대는 끝났다"며 "지금 이 순간부터 새로 복원된 '전쟁부'의 유일한 임무는 전쟁 수행, 전쟁 준비, 승리하기 위한 준비뿐"이라고 강조했다.그는 평화주의는 인간 본성과 역사를 무시하기 때문에 "순진하고 위험하다"며 "우린 방어가 아니라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 우린 수호자가 아니라 전사를 훈련하고 있다. 우린 방어가 아니라 승리를 위해 전쟁한다"고 말했다.이어 "정치적으로 올바르고 고압적인 교전규칙은 더 이상 안 된다. 단지 상식 그리고 전사들을 위한 최대한의 치명성과 권한뿐"이라고 설명했다.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부라는 명칭은 워크의 산물이라면서 국방부 대신 전쟁부를 부서 명칭으로 사용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의회 의결을 거쳐야 최종 확정된다.헤그세스 장관은 "미군은 1947년 국방부로 명칭이 변경된 이후 주요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했지만, 1991년 걸프전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군사력 증강이 압도적인 우위를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이어 "미군은 방어(defence)가 아니라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며 "승리를 위해 전쟁을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날 미국과 세계 각국에서 복무 중인 약 800명의 장성 가운데 지휘관들이 이례적으로 소집됐다. 헤그세스 장관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지휘관들 앞에서 연설했다.헤그세스 장관은 소집 사유를 사전에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군 내에서는 장성 감축 목표를 내건 그가 이날 대규모 해임을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으나, 그는 앞으로 지휘부 물갈이가 이뤄질 것을 시사했다.이와 관련해 헤그세스 장관은 "앞으로 리더십에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난 확신한다"며 "만약 내가 오늘 하는 말들이 당신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면 당신은 명예로운 결정을 하고 사임해야 한다"고 말했다.헤그세스 장관은 다음 달 군의 혁신과 획득 역량 개혁에 대해 연설하고, 이후에는 미국이 서반구에서 직면한 위협과 중국 억제에 대해 연설하겠다고 예고했다.그는 "미국이 모든 걸 할 수 없다. 자유 세계는 진짜 하드파워와 군사 리더십, 군사역량을 가진 동맹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